‘만나바’ ‘다섯개의 문’…문재인, 톡톡 튀는 ‘네이밍’ 전략

입력 2012-10-1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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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독특한 네이밍(naming·이름짓기)이 화제다. 정책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브랜드 전략으로 유권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동시에 자신만의 정체성을 부각하고 있다.

‘일자리 대통령’을 자임한 문 후보는 자신의 일자리 정책 브랜드로 ‘만·나·바’를 내세웠다. “일자리를 ‘만’들고 ‘나’누고 좋은 일자리로 ‘바’꾼다”는 의미다.

또 16일에는 고리사채의 폐해를 막기 위해 내건 정책을 ‘피에타(Pieta) 3법’이라 명명했다.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이며, 악질적인 추심업자인 주인공에 의한 고리사채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김기덕 감독 영화 ‘피에타’를 인용한 것이다. 김 감독은 지난달 10일 “문재인의 국민이 돼 대한민국에 살고 싶다”며 문 후보를 공개 지지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화답으로도 풀이된다.

‘힐링’(healing·치유)도 애용하는 단어다. 신용불량자가 다시 출발할 수 있도록 압류가 금지되는 통장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며 ‘힐링통장’이라고 이름 지었다. 문 후보는 SBS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인 후 단숨에 대선주자 반열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 후 경선과정을 거치면서 문 후보는 ‘힐링’이라는 단어를 ‘문재인표 정책 브랜드’로 전면에 내걸었다. 경선 전에는 서울 강남역에서 ‘힐링허그’ 이벤트를 벌였으며 후보 선출 후에는 경북 구미의 불산가스 피해현장, 서울 아산병원 소아암 병동 등을 찾는 등 ‘힐링’행보도 계속하고 있다.

후보 수락연설에서는 ‘다섯 개의 문(門)’으로 명명한 공약을 제시했다. 이는 문 후보의 성을 연상시킨다. 지난 15일부터 시작한 ‘문재인 TV’의 ‘임혁필의 달이 빛나는 밤에’ 라는 코너 역시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라디오 프로그램명을 문 후보의 영문 성(Moon)을 따와 ‘달’ 로 바꾼 것이다.

문 후보 측의 이처럼 톡톡 튀는 네이밍 전략 구사는 캠프 내 문화·예술계 인사가 많은 덕분이라는 관측이다. 선대위 산하 시민캠프 문용식 대변인은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자리 정책은 ‘만나바’ , 가계부채 정책과 관련해선 ‘피에타’ ‘힐링통장’ 등 기억하기 쉬운 네이밍을 통해 문 후보만의 정책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전달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캠프 내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자유롭고 열린사고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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