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고객의 예금을 받아야 돈을 벌 수 있는 곳. 사회에도 책임을 다하고자 소외계층 수수료 면제, 서민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최근에는 하우스푸어에 대한 구제책도 마련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지난달 27일 고려대에서 열린 CEO특강에서 금융회사의 사회적인 책임에 대해서 이같이 말했다. 서민금융 지원을 위한 이 행장의 행보가 분주하다. 최근 은행권의 고금리 장사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 방침을 속속 발표하는 가운데, 이 행장의 선택은 전담팀 신설을 통한 불합리한 관행의 개선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최고 대출금리 인하로는 고객에게 실제 돌아가는 혜택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 행장은 지난 8월 근저당권 설정비율 10% 인하 등 참금융 실천 10대 과제를 발표하며 서민금융 지원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불합리한 업무관행을 개선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도다.
사회에 단비 역할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서민금융 지원 상품도 한창 출시 중이다. 저신용 저소득자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 새희망홀씨와 대부업체 등에서 고금리부채 대출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이 저리의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우리 바꿔드림론 등의 상품을 통해 서민들을 지원하고 있다. 새희망홀씨 대출의 올해 목표 2280억원 중 상반기까지 1340억원을 취급해 올해 말까지 초과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9월 ‘우리 희망드림 소액대출’을 출시해 과도한 신용대출 때문에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우수 신용등급 서민들에게 8~12% 금리로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10월에는 저소득층 및 사회소외계층의 목돈마련을 위해 최고 연 7.5%의 ‘우리 희망드림 적금’을 출시하였다.
영세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상품도 출시했다. 우리은행은 서울시와 협약을 통해 저소득 영세자영업자에게 연 3% 금리로 ‘서울형 마이크로크레딧 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대출기간은 1년 거치 후 4년 원금균등분할 상환방식으로 5년이다. 대출지원 한도는 신용등급에 따라 창업자금 최대 3000만원, 경영개선자금 최대 2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적용대상은 서울시에서 선정한 비영리 민간사업수행기관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하우스푸어 대출금 상환 비상 탈출구 마련= 최근 우리은행은 가계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을 위해 정부 차원의 채무조정제도에 더해 은행 자체적인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을 확대했다. 은행 대출을 짧은 기간 연체한 고객이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최초 금리 연 14% 수준에 길게는 10년까지 빚을 나눠 갚을 수 있다.
빚을 꼬박꼬박 갚아나가면 반기마다 금리를 0.5%포인트씩, 낮게는 연 7%까지 깎아준다. 우리은행 측은 “현재까지 금융권에서 운영하는 프리워크아웃 금리 중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라며 “이 제도를 통해 연체 대출금 1500억원을 보유한 대출자와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가계 대출 4조원 중 일부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시작하는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은 신청 대상자가 약 700가구(지원대상 대출규모 약 900억원)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채무자는 신탁기간(3~5년) 동안 고금리 연체이자에서 벗어나 주택 대출이자 수준인 연 4% 초중반대의 임대료만 내면 된다.
한편 우리은행은 금융감독원 및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매월 개최하고 있는 찾아가는 맞춤형 서민금융 상담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이어 올해 4월에도 금융감독원과 우리은행이 공동주관해 우리은행 본점 4층 강당에서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맞춤형 개별상담창구를 개설, 각 분야의 금융관련 전문가를 통해 개인별 금융애로 및 의문사항 등을 해결했으며 서민들이 금융과 관련된 인생설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강연들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