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낙하산 인사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호준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의원(서울 중구)은 18일 “한국거래소의 임원변동현황 자료에 의하면 2008년부터 임명된 총 15인의 한국거래소의 임원 중 13명이 내부 승진자가 아닌 정부부처 또는 외부기관에서 영입된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외부에서 영입되거나 낙하산 인사를 통해 임명된 주요 임원들 중에는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등 이른바 ‘모피아(옛 재무부를 뜻하는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이 대부분으로 총 9명에 이르고 있다.
또 김봉수 현 이사장과 임명초기부터 업무관련 경력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온 김덕수 전 상임감사 등 MB정권에 의해 정치적으로 임명된 인사가 2명 그리고 나머지는 유관 증권사 임원출신 2명들이며, 내부출신보다는 외부를 통한 낙하산 관행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은 “한국거래소는 직원 평균연봉이 공기업 중 가장 높은 곳으로 이처럼 정부부처나 정권의 의지에 따라 낙하산 싹쓸이가 이루어지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비판받을 문제”라고 꼬집었다.
현재 한국거래소의 직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억1453만원으로 268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높다. 2011년 기준으로 한국거래소의 이사장은 2억6500만원, 본부장은 2억2100만원, 상임감사는 1억8600만원에 이르는 고액연봉을 받고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가 낙하산 인사들에게는 고액연봉을 받을 수 있는 자리로 인기가 높다는 지적이다.
이어 정 의원은“증권시장 감시와 회원사 감리, 그리고 분쟁조정 등의 고유 업무를 가진 한국거래소의 경우 유관 증권회사 출신 임원이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 김봉수 이사장의 경우 과거 키움증권 CEO 시절 거래소의 감리를 받고 분할호가 주문이 적발돼 거액의 회원 제재금을 추징당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업무능력과 경륜을 갖춘 인사들이 임원이 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무분별한 낙하산 인사를 지양하는데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해 임원 선임과 관련된 자격 요건과 관련 절차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