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무기기 업체인 신도리코의 3세 우모(18)군이 최근 130여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아버지 우석형(57) 회장과 10억씩 투자한 회사가 매각돼 보유 지분 매각대금 137억원을 받게 된 것이다.
우군은 5살 때인 1999년 아버지와 함께 10억원씩을 투자해 신도리코 계열사인 신도시스템으로부터 아이너스기술의 지분을 넘겨 받았다. 우군은 당시 할아버지로부터 증여세를 포함한 12억5000여만원을 증여받아 회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회장 부자가 투자한 아이너스기술은 3차원 스캐닝 소프트웨어 회사다. 이 때 임직원들이 함께 이동했다. 아이너스의 법인등기를 보면 설립 당시 대표이사를 비롯한 등기이사가 현재 신도리코 임직원들이다. 2004년까지 대표이사를 맡은 뒤 현재 감사를 맡고 있는 최종하씨는 현재 신도리코 부사장이고, 2004년 등기이사였던 장항순씨는 신도리코 영업본부장이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신도리코에서 일할 사람이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것은 신도리코에 손실을 안겨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인적 지원도 회사 기회 유용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회사 기회 유용이란 이사나 경영진, 지배주주가 장래 또는 현재에 회사의 이익이 될 수 있는 회사의 사업 기회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익을 취득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후 아이너스기술은 빠르게 성장하며 우 회장 부자에게 큰 배당이익을 안겨줬다. 아이너스기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우 회장 부자는 이 회사 배당을 통해 2005~2008년까지 매년 7억~10억원을 받았다. 이 돈은 우군의 신도리코 지분 매입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우군은 2005년 신도리코 계열사인 비즈웨이엘앤디의 지분 80%를 인수한데 이어 2010년 신도시스템 지분 40%를 매입했다. 신도시스템은 신도리코의 대주주로 이를 통해 주력사의 지배권을 확보한 것이다.
이들 부자는 최근 아이너스기술 매각으로 큰 수익을 올렸다. 지난 9일 아이너스기술을 미국 3D시스템에 3500달러(약 390억원)에 팔기로 합의했다. 우 회장 부자는 35%씩 보유한 지분 대가로 137억원 씩 받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신도리코 측은 “당시 합법적인 증여 과정을 거쳐 우 회장 부자가 아이너스기술을 인수한 것”이라며 “벤처회사를 잘 경영해 외국 기업에 매각한 사례이지 부당이득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이어 “신도리코 임직원들은 아이너스기술에 비상근 이사로 등재된 것으로 이 역시 문제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