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성공적 인수기업이라고 공개한 성진지오텍이 포스코 경영연구소의 진단결과 최악 계열사 중 하나로 평가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준양 회장 취임 이후 시너지효과를 높일 수 있는 인수·합병(M&A) 사례로 성진지오텍을 꼽았지만 스스로 실패작이었음을 시인한 셈이다.
18일 포스코와 포스코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포스코경영연구소 특별팀과 자문교수단은 지난해 10월 11일~ 20일 동안 성진지오텍 경영진단을 실시했다. 그 결과 성진지오텍은 1000점 만점에서 292점을 받는데 그쳤다. 지적사항은 100여건이었다. 리더십·고객과 시장 중시·전략계획·사업성과·프로세스 관리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전정도 전 성진지오텍 회장이 비자금 조성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뒤 포스코 정도경영실에서 성진지오텍 감사를 7주 동안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성진지오텍의 경쟁력을 점검할 필요가 있어 경영진단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경영연구소는 성진지오텍 경영진단에서 말콤볼드리지 모델을 사용했다. 이 모델은 미국 정부가 뛰어난 품질을 갖춘 기업에 국가품질상을 수여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통상 700점에 근접한 점수를 얻어야 상을 받을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기업을 인수해 놓고 200점대를 받았다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하의 점수다”고 평가했다. 오석근 한국표준협회 수석연구원도 “우리나라에서는 800점 이상이 톱클래스 기업이다”며 “200점 후반대는 평균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성진지오텍 경영진단과 관련, 포스코 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당시 경영진단에 참여한 포스코경영연구소 관계자는 “포스코와 비밀유지협약을 맺어서 성진지오텍 경영진단과 관련해서는 답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비공개 내부 자료이기 때문에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다”며 “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