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점령한 '19금]노래하며 소주원샷·쩍벌춤·트랜스젠더쇼…'넘을 듯 말듯' 연예계 '섹시한 드립'

입력 2012-10-1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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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그XX'·신동엽 'SNL코리아'…'19금 표방' 가요·개그·토크 줄이어

‘강남스타일’로 선풍적인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싸이의 해외 행보에 ‘라잇나우’ 청소년 유해매체 지정이 걸림돌이 되자 여성가족부가 부랴부랴 19금 해제를 발표했다. 지난 8월 내한 공연한 팝스타 에미넴의 공연기획사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 제출한 서류와 다른 공연을 해 영등위로부터 고발당했다. 공연은 영등위 제출 서류에 게재된 곡을 배제시킨 채 욕설과 음담패설이 담긴 곡으로만 진행됐지만 관객의 환호를 받으며 성황리에 마쳤다. 가수 지드래곤은 발표하자마자 화제를 모은 ‘그XX’가 수록된 첫 번째 솔로 미니앨범 등급을 자진해서 19금이라고 발표했다.

시대마다 표현에 제한을 두는 잣대는 존재하지만 보란 듯이 시대를 대표하는 19금 문화콘텐츠는 존재한다. 최근에는 성적코드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감해졌다. 대중문화의 성적 표현은 가요계를 중심으로 활성화됐다. 월드스타로 우뚝 선 싸이는 대표적인 19금 스타다. 5집 ‘싸이 파이브’를 비롯해 ‘강남 스타일’이 수록된 6집 ‘싸이 육갑’ 역시 미성년자 청취 제한 앨범이다. 공연형 가수 김장훈은 종종 객석에 미성년자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 관객과 함께 소주를 마시기로 유명하다. 무대 위에서 욕이 담긴 메시지를 서슴지 않으며 술, 담배를 하며 노래 부르기 일쑤다. 거의 모든 곡에 욕설이 포함된 DJ DOC 데프콘 리쌍, 노골적인 가사와 안무를 선보이는 비 등 19금을 대표하는 가수는 일일이 언급할 수 없을 정도다. 걸그룹 안무도 갈수록 과감해진다. 골반춤, 털기춤, 엉덩이춤, 쩍벌춤 등 바디슈트를 연상케 하는 무대 의상을 착용한 채 이와 같은 춤을 추는 걸그룹의 섹시코드는 한국을 넘어 세계를 강타한다. 성적 코드가 이미 시대를 관통하는 트렌드가 된 셈이다.

표현에 있어서 다소 조심스러운 TV 프로그램도 19금 범람 수위를 넘나든다. 자체 심의제를 이행하고 있는 TV 프로그램의 경우 사실상 시청등급이 무의미한 가운데 15세 이상 시청 가능한 프로그램 중에서도 19금 코드를 채용한 내용이 상당수다. 최근 SBS ‘대풍수’가 조민수와 오현경의 수위 높은 베드신을 선보였으며, KBS2 ‘울랄라 부부’에서 영혼이 뒤바뀐 부부 역의 신현준과 김정은이 부부 간의 성적 만족도를 노골적으로 대사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MBC ‘놀러와’는 ‘트루맨쇼’를 꽁트로 구성하면서 전격 19금 토크쇼를 표방하는 변화를 보였다. 패널로 권오중과 김응수를 내세우면서 한국 남자들의 속마음을 과감하게 토크로 풀어내겠다는 각오다.

자체적으로 19세 이상 시청 가능 등급을 채용한 프로그램으로는 KBS2 ‘사랑과 전쟁’, tvN ‘SNL 코리아’ 정도다. ‘사랑과 전쟁’은 이혼 위기의 부부 사례로 구성한 팩션드라마로 이혼 사유로 꼽히는 불륜, 폭행 등의 소재가 단골로 등장하는 탓이다. 장진 감독이 진두지휘하고 신동엽, 정성호 등 14명의 크루가 이끌어가는 생방송 TV쇼 ‘SNL코리아’는 섹시코드를 전면에 내세워 시청자의 관심을 끈 사례다. 토요일 심야에 방송되는 ‘SNL코리아’의 호스트는 꽁트를 통한 과감한 연기로 19금 스타로 발돋움한다. 시즌2에 들어서는 유오성, 이현우, 김정난 등이 호스트로 출연한 바 있다.

방송인 중에도 19금 스타를 꼽을 수 있다. ‘SNL코리아’를 이끄는 신동엽은 솔직하고 과감한 진행 스타일로 19금 프로그램 단골 MC가 됐다. 최근 1회 방영하고 논란 끝에 방송 중단을 선언한 KBS joy 트렌스젠더쇼 ‘xy그녀’의 진행도 신동엽이 맡았었다. 거침없는 독설의 김구라의 토크 스타일도 19금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19금 토크를 표방한 ‘놀러와’의 두 MC 유재석과 김원희도 19금 MC로 변화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영화계의 성적 코드는 한층 진화했다. 올해 부산영화제에 초청된 한국 영화의 특징은 야하거나 잔인한 것이었다. ‘피에타’를 비롯해 ‘남영동 1985’ ,‘B.E.D’ ,‘콘돌은 날아간다’ ,‘닥터’ 등은 각기 지독한 잔인성과 선정성을 내포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2012년 한해 동안 이미 개봉됐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중에서는 ‘간기남’ ,‘내 아내의 모든 것’, ‘은교’, ‘후궁’, ‘전망 좋은 집’ 등은 선정성으로, ‘이웃사람’,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잔인성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지만 관객 동원에는 성공했다.

이처럼 19금 코드가 시대를 관통하는 가운데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등급 분류 기준과 관리다. 비교적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 영화에 비해 자체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는 TV 프로그램이나 등급 기준 자체가 모호한 가요계에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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