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정상들은 18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2014년 초부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내 모든 은행을 감독하는 단일 감독 체계 시행에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EU 정상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로존 은행연합 구축 일정에 합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유로존 구제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는 이를 통해 회원국 은행을 직접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한 관계자는 “ECB는 유로존 은행들을 감독하는 단일 감독체계를 내년 중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2014년 초부터 유로존 내 6000여 개 모든 은행에 대해 감독권을 행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독일의 한 고위 관리는 “정상들이 단일 감독 체계 창설을 위한 입법 과정을 올해 중으로 마무리하고 내년에 운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단일 감독체계가 마련되면 ESM이 회원국을 거치지 않고 역내 은행에 직접 구제금융을 지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은행 위기가 해당 국가의 부채 위기로 번지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에 대해 유로존 은행연합 구축 일정에 이견을 보인 독일과 프랑스가 타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프랑스는 내년 1월부터 유로존의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단일 감독 체계를 시행하자고 요구했으나 독일은 대형 은행들만 감독하고 시행 시기를 서두르지 말자고 주장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개별 회담을 갖고 의견을 조율했다.
단일 감독 체계 창설은 은행연합의 첫 단계에 해당한다.
EU는 이후 유로존 공동 예금자보호 체제와 부실 은행에 대한 워크아웃·청산 체제를 갖추는 등 은행연합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정상들은 스페인 구제금융에 대해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구제금융 신청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영향이다.
한편 이날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오는 12월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27개 EU 회원국 모두가 참석해달라고 초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