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웃음으로 관객을 정화시켜줄 코미디 영화 3편이 눈길을 끈다. 김명민 염정화 정겨운 주연의 ‘간첩’과 김수로 강예원 이제훈 곽도원 주연의 ‘점쟁이들’, 김인권 유다인 조정석이 주연 하는‘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이다.
지난달 20일 개봉해 꾸준하게 관객이 모이는‘간첩’은 먹고 살기 바쁜 생활형 간첩들의 상상을 초월한 이중 작전을 그린다. 불법 비아그라를 판매하며 전세금 인상에 시달리는 평범한 가장이자 남파 간첩 22년 차 김과장(김명민), 살림하랴 일하랴 하루가 바쁜 억척스러운 동네 부동산 아줌마이자 로케이션 전문 여간첩 강대리(염정아), 공무원으로 명예퇴직 후 탑골 공원에서 시간을 때우는 신분세탁 전문 간첩 윤고문(변희봉), 소 키우며 FTA반대에 앞장서는 귀농청년이자 전문 간첩 우대리(정겨운)는 간첩신고보다 남한의 물가상승이 더 무서운 생활형 간첩들이다. 이들 앞에 북한 최고의 암살자 최부장(유해진)이 나타나 10년 만에 암살지령을 내린다. 영화는 각기 다른 4명의 생활 밀착형 캐릭터를 통해 관객에게 정서를 이입시켜 공감을 끌어낸다. 17일 현재 130만 5674명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25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은 1985년을 배경으로 했다.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던 중국집 배달부와 여대생의 사랑을 이루는 연애 혁명을 위해 온 몸을 바치는 대오(김인권)의 활약상을 통해 웃음을 선사한다. 배달계에서는 베테랑이지만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수줍은 소년도 되고, 선배들의 사랑을 받는 새내기 대학생도 됐다가 혁명을 부르짖는 투사로 변신하는 대오를 연기하는 김인권의 천연덕스러운 코믹 연기가 일품이다.
3편의 코미디 영화는 각기 다른 시대와 배경에서 움직이는 캐릭터의 희화를 통해 영화적 메시지도 담았다.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관객에게 닿았든 그렇지 않든, 현실을 살아가는 관객들이 스크린 속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통해 웃음과 위로를 받았다면 그것으로도 영화 나름의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