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놓고 벌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다툼이 치열하다. 용량 대결이 법정싸움으로 번진 데 이어, 판매량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삼성전자 냉장고 용량 비교 관련 동영상 가처분 신청 심리가 지난주 끝났다. 심리에서 양측 모두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LG전자가 옵티머스LTE 출시 행사에서 삼성전자 AMOLED 디스플레이를 비판하기 위해 공개했던 동영상을 자료로 제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 위에 각각 버터를 올려 놓은 뒤 30분 정도가 지나자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버터가 녹아내리기 시작하는 영상이었다. 당시 LG전자는 계란 후라이도 끓일 수 있을 것이며 어린이들의 눈에 치명적일 것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결국 이번 유튜브 냉장고 용량 비교 동영상은 소송을 건 상대방도 자주 사용해 오던 비교 광고 영상일 분이라는 게 삼성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LG전자측은 “당시와 달리 이번은 측정된 용량이라는 명확한 사실을 무시한 채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서로 이길 것이라며 판결 결과를 자신하고 있다.
소송전과 함께 냉장고 판매량에 대한 신경전도 대단하다.
LG전자는 지난 16일 자사의 세계 최대 용량 냉장고 ‘디오스 V9100’가 출시 50일 만에 2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이 가전사업을 맡은 후 처음 내놓은 ‘지펠 T9000’을 겨냥한 것이다. 삼성전자 ‘지펠 T9000’은 지난 7월4일 출시된 이후 1달 만에 1만대 판매고를 올렸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신경전도 있었다.
디오스 V9100의 2만대 돌파 자료를 내놓은 후 LG전자 관계자는 “실제로 하이마트 등에서 삼성전자 제품보다 좀 더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하이마트가 실제로는 삼성전자 제품이 더 많이 팔린다는 입장을 삼성과 LG 양측에 전달하면서 신경전은 더 거세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거짓말을 했다”는 입장이고, LG전자는 “누적판매는 제품 출시가 먼저 된 삼성 제품이 물론 더 많겠지만 추천은 LG제품이 더 많이 이뤄지고 있고 최근 분위기도 더 좋다”고 응수했다.
실제로 현재 판매량으로만 보면 아직은 삼성전자가 우세하다. 9월 말 기준으로는 이미 3만대 판매를 돌파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 크게 밀리고 있는 LG전자로서는 전통적으로 삼성전자에 앞섰던 백색가전에서 조차 밀릴 수는 없는 절박한 입장”이라며 “삼성전자도 윤부근 사장이 가전을 맡으면서 1등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양사의 신경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