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21일(현지시간) 친 시리아 성향의 정부에 대한 수천명의 항위시위가 열렸다.
‘순교자 광장’에서 열린 정보당국 수장 위삼 알 하산 장례식에 참석한 수천명의 군중은 나지브 미카티 총리 집무실이 있는 정부청사에 난입을 시도했다.
이에 경찰이 최루탄으로 해산을 시도하면서 시위대와 충돌했고 일부 시위 참가자가 부상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이 쏜 총성도 들렸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시위대는 장례식 동안 반시리아 인사들이 미카티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연설에 자극을 받아 과격 행동에 들어갔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탱크 지원을 받은 군 병력을 정부청사 주변에 증강 배치하면서 상황이 일단 진정됐다고 밝혔다.
레바논 야당 지도자인 사드 하리리 전 총리는 알 하산의 암살에 분노한 시위대에 “우린 레바논이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키기를 원하다”면서 거리에서 즉각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푸아드 시니오라 전 총리도 평화시위를 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앞서 시민 수천 명이 국기를 흔들며 순교자 광장으로 집결하자 당국이 곳곳에 방책을 세우고 시위대의 접근을 봉쇄했으며 군 병력을 증강했다.
또 반시리아 시위대 수십 명은 시아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파가 다수를 점유하는 미카티 총리 정부가 사임할 때까지 농성을 벌일 것이라며 베이루트 중심가에 있는 정부청사 부근에 8개의 텐트를 설치했다.
반 시리아파로 유명한 알 하산은 지난달 미셸 사마하 레바논 전 정보장관과 시리아 출신 알리 맘루크 준장 등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을 구속했다.
알 하산은 지난 19일 베이루트 한복판에서 일어난 차량 폭탄테러로 다른 7명과 함께 폭사했다.
이번 폭탄테러 이전에도 시리아 내전은 레바논에 폭력사태를 불러온 것은 물론 아사드 대통령 지지파와 반대파 사이에 긴장을 고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