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첫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 자회사 연내 설립 추진이 난항을 겪게 됐다. 금융당국이 삼성생명의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설립 인허가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삼성생명 관계자는 “올해부터 금융위원회가 동일 계열 내 복수 운용사 설립을 허용해 지난 4월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설립 인가를 신청했다”며 “금융당국의 검토가 늦어지면서 아직 인가가 결정 나지 않아 연내 설립은 불투명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생명을 비롯한 보험사들은 경기침체와 저금리로 자산운용 수익률이 떨어진 상황에서 대체 투자로 국내외 임대용 부동산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삼성생명의 부동산 자산은 지난 7월말 현재 5조7000여억원이다. 토지가 2조3000여억원, 건물이 3조2000여억원, 건설 중인 자산이 1300여억원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지난해 6527억7000만원을 투자해 중국에 부동산 개발·임대 자회사 베이징삼성치업유한공사를 설립해 삼성물산의 중국 베이징 상업지구에 건설할 57층짜리 랜드마크 빌딩 사업에 공조하고 있다.
이같이 국내외 부동산 투자규모가 늘면서 삼성생명은 부동산투자를 전문화하고 체계적으로 운용하고자 지난 1월 보험업계 최초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설립 추진을 발표한 것이다.
현재 보험업계의 자산운용률이 4%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임대형 부동산 위주의 부동산 투자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기존 부동산 보유 자산만으로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시절이 끝나면서 삼성생명의 2012회계연도 들어 7월까지 부동산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충당금만 365억원에 달했다. 사내 사업부에서 부동산 투자 운용을 하기엔 역부족이어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설립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삼성생명의 평가다.
한편 국내 보험사와는 달리 AXA나 ING 등 해외 초대형 보험사가 부동산 전문 투자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간접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