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29일(현지시간) 미국 북동부로 진입하면서 워싱턴D.C의 연방정부와 뉴욕 월가 금융기관들이 문을 닫았다.
1만2000편에 달하는 항공편도 취소됐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샌디가 뉴욕 남동쪽에서 본토쪽으로 시속 18마일의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이나 밤 뉴저지 해안 지역에서 가장 먼저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샌디의 습격으로 노동부를 비롯한 연방정부가 일제히 문을 닫으면서 미국 대선의 중대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10월 실업률’ 발표가 선거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이날 복수의 노동부 당국자들은 “허리케인을 감안해 10월 고용통계 발표 시점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수 진영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꼼수를 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척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노동부가 실업률 통계를 대선 이후에 내놓을 수도 있다”면서 “오바마 재선을 방해할 것을 왜 내놓겠느냐”고 주장했다.
노동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일정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허리케인의 영향력이 오래 지속될 경우 실업률 통계 집계를 위해 필요한 자료 확보가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칼 필리치노 대변인은 “노동통계국 관계자들은 이번 금요일(11월 2일)에 통계를 내놓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면서 “금요일은 평소와 같이 업무가 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1만2000편에 달하는 항공편이 취소됐다.
항공기 운항을 분석하는 플라이트어웨어닷컴에 따르면 휴일인 28일에만 1302편의 비행편이 취소됐다.
29일에는 뉴욕의 제이에프케이(JFK)와 라 과르디아, 뉴왁 등 3개 공항에서 각각 1000편, 필라델피아 공항에서 1220편 등 7016편의 항공기 이륙이 취소됐다.
또 30일과 31일 각각 예정이던 3386편과 147편의 비행도 이미 취소된 상태다.
미국을 오가는 타국 항공사들도 항공편도 취소됐다.
유럽항공관제청은 유럽과 미국을 다니는 500편의 항공편 중 300편이 취소됐으며 29일 오후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캐세이 퍼시픽 항공은 이날 홍콩과 뉴욕을 오가는 8개 비행편을 취소했으며 샌디 피해 상황에 따라 인도와 일본을 다니는 항공 운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특별 성명을 통해 샌디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국민에게 당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허리케인은 광범위한 지역을 아주 느린 속도로 이동하고 있어 수백만명이 영향권에 들 것”이라면서 “그들(지방정부 관계자들)이 소개령을 내리면 지시에 따라달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내가 걱정하는 것은 (허리케인이) 선거에 미칠 영향이 아니다”면서 “지금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생명을 구하고 구조팀의 안전을 보장하고, 주민들이 음식과 물, 피난처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