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줄어 경상수지 흑자가 나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은 여전했다.
한국은행이 30일 내놓은 ‘9월 국제수지(잠정)’ 자료를 보면 9월 경상수지는 60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8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284억6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남은 두달 동안 55억4000만달러 이상 흑자가 이뤄지면 10월 한국은행이 올려잡은 연간 전망치 340억달러가 달성된다.
이달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국제수지 항목 중 하나인 상품수지의 영향이 컸다.
상품수지 흑자는 8월 25억1000만달러에서 9월 56억4000만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8월 429억달러였던 수출이 석유제품과 화공품 증가와 승용차, 정보통신기기의 감소세 완화로 477억2000만달러로 크게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작년 동기보다는 1.1% 늘어나 3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중동으로의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한 가운데 동남아와 중국에 대한 수출도 증가세로 전환됐다. 대신 중남미, 일본 등의 감소세가 확대됐다. 재정위기에 빠진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 또한 감소로 전환됐다.
수입 역시 420억7000만달러로 전월 403억8000만달러보다 늘어났다. 하지만 전년동기로는 6.7%나 줄어들어 3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통관기준으로는 전년 동기에 비해 원자재(-8%)와 자본재(-4.8%)수입이 줄고, 소비재(1.9%)수입이 증가했다.
특히 통관기준으로는 전년동기에 비해 수출은 2%, 수입은 6.1% 감소해 수입의 급감으로 경상수지가 개선되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은 여전했다.
국제수지의 또 다른 항목인 서비스수지는 3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흑자로 전환됐다. 이는 지적재산권 사용료·여행·건설서비스 수지 등도 감소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배당수입 감소 및 이자지급 증가로 8월 4억4000만달러에서 지난달 2억달러로 축소됐다.
이전소득수지 적자 규모는 8월(1억8000만달러)보다 줄어든 1억달러를 기록했다.
금융계정의 순유출 규모는 8월 6억1000만달러에서 52억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금융기관의 해외예치금 증가 등으로 기타투자가 전월 14억6000만달러 유입에서 44억6000만달러 유출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직접투자의 유출은 해외투자의 증가로 전월 16억1000만달러에서 23억8000만달러로 확대됐고 5억8000만달러였던 증권투자 순유입세 또한 26억7000만달러로 규모가 늘었다.
자본수지 순유입은 전월 1000만달러에서 3000만달러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