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한 돈 풀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30일(현지시간) 금융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자산매입기금 규모를 종전보다 11조 엔(약 151조원) 증액한 91조 엔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자산매입기금 중 저리의 고정금리 신용대출 프로그램은 종전의 25조 엔을 유지하는 대신 금융자산 매입 규모를 66조 엔으로 종전보다 11조 엔 늘렸다.
BOJ는 현행 0~0.1%의 기준금리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달에 자산매입기금을 10조 엔 증액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경기부양책을 실시한 것이다.
BOJ가 2개월 연속 경기부양책을 펼친 것은 지난 200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 경제침체 위험에 BOJ가 경기부양 속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BOJ는 일본 정부와 공동으로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해 추가 부양책 가능성도 시사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발행으로 3950억 위안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이는 일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역RP는 자금공여자가 인민은행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시행하는 공개시장조작 수단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 3분기에 7.4%로 3년 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둔화 심화에 인민은행이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 중앙은행(RBI)도 이날 은행들의 현금 지급준비율을 종전의 4.50%에서 4.25%로 인하했다.
RBI는 이날 내년 3월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6.5%에서 5.8%로 낮추는 등 경기둔화를 우려했다.
한편 BOJ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엔 가치는 중기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반면 원화 강세는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모넥스유럽의 아이머 데일리 애널리스트는 “올 연말에는 달러·엔 환율이 80엔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1091.5원으로 마감하며 지난해 9월9일 이후 1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