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심에 허승조(63)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있다. 2002년부터 10년 이상 대표이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초장수 최고경영자(CEO)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S리테일 주가는 올 들어 43.04% 급등했다. 같은기간 코스피 유통업지수가 1.09% 하락한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실적 역시 견고하다. GS리테일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익이 전년대비 13%, 42%씩 늘어난 1조2277억원, 6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3분기 시장이 어닝쇼크로 떨고 있는 마당에 GS리테일은 오히려 깜짝 실적을 발표한 것이다.
이같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에 기업의 수장인 허 부회장에게 다시금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30여년간 LG상사에서 근무하며 유통 분야에 잔뼈가 굵은 ‘상사맨’이다. 허정만 LG그룹 공동창업주의 막내아들(8남)이자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삼촌으로 서울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에 입사했다.
2002년 LG백화점, LG상사의 할인점 부문 등이 LG유통으로 통합되면서 초대 사장을 맡아 지금까지 기업을 이끌고 있다. 그는 취임 당시부터 GS의 보수적인 가풍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젊은 오너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허 부회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했다. 2010년 시장 지배력이 떨어지는 GS마트와 백화점을 매각한 후 틈새시장인 편의점과 슈퍼마켓 사업에 집중투자했다. 그는 현재 토종 편의점인 GS25와 미스터도넛, 건강미용 용품점 왓슨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1971년 금성전공으로 시작한 GS리테일을 40여년 만인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주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손윤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은 편의점뿐 아니라 다른 사업부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며 “편의점 외에 GS리테일이 운영하고 있는 기업형 슈퍼마켓과 왓슨스 역시 소규모 소비를 기초로 하고 있어 1~2인 가구 증가와 함께 전 사업이 모두 고성장 할 수 있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반면 주가 급등과 정부의 편의점 규제로 추가 상승이 만만치 않다는 전망도 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GS리테일의 올해와 내년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20.6배, 17.1배로 높아진 반면 주당순이익(EPS) 신장률은 올해 37%에서 내년에는 21%로 낮아질 전망”이라며 “정부의 편의점 신규 출점 제한 가능성 역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