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이 부실대출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대형 국영은행들은 지난 3분기에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실적을 올렸다.
공상은행은 지난 3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15%, 교통은행이 12% 각각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부실대출 비율도 1% 미만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형은행들은 3분기 연속 대손충당금을 늘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농업은행의 지난 분기 부실대출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은 311.20%로 지난해 말에 비해 48.10%포인트 커졌다.
건설은행은 같은 기간 그 비율이 21.48%포인트 커진 262.92%를 기록했다.
공상은행은 이날 부실대출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이 288.33%로 지난해 말의 21.44%에서 커졌다고 밝혔다.
교통은행의 양둥핑 최고위기책임자(CRO)는 “우리의 대손충당금 비율은 263.26%에 이른다”면서 “중국 경기둔화로 부실대출이 늘어날 수 있으나 우리는 이를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9년에 중국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앞으로 수년간 이들 대출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자유화가 되면 중국 은행들이 지금까지 즐겨왔던 높은 순이자마진 이득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은행들이 부실대출에 대비하는 주이유 중 하나라고 WSJ는 전했다.
경기둔화로 기업들이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인프라 프로젝트가 당분간 수익을 창출하지 못해 은행 이익이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번스타인리서치의 마이크 워너 애널리스트는 “여러 요인을 감안하면 은행 순이익 증가세는 내년에 느려질 전망”이라며 “우리는 은행들의 순이익 증가율이 한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일부 은행은 순익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