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메이커, 그들의 세계]연예 매니저·스포츠 에이전트… "그들이 있기에 스타가 있다"

입력 2012-11-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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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중문화 발전의 숨은 주역…연예기획사 성장 맞춰 위상 급등

지난달 30일 제49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과 조연상을 수상한 조민수와 김해숙은 수상소감을 통해 자신들의 매니저에게 한결같이 감사를 표했다. 세계적인 피겨 스타 김연아의 오늘의 영광이 있기 까지에는 올댓스포츠 에이전트들의 힘이 컸다. 정우성과 전지현은 매니저 정훈탁(한국연예매지니먼트협회장) 이 없었다면 과연 스타가 될 수 있었을까. 정영범(스타제이 대표)이라는 매니저가 없었다면 오늘의 원빈이, 걸그룹 연습생이던 수애가 스타 연기자로 우뚝 설수 있었을까.

연예와 스포츠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연예기획사 매니저와 스포츠 에이전트가 각광받고 있다. 연예인을 발굴하고 육성·교육시켜 스타로 키우고 관리하는 매니저. 스포츠 선수를 발굴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스포츠 에이전트. 두 직업은 국내 문화·스포츠 산업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한류의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한 한류 열풍은 매니저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정도로 한국 대중문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 스타 시스템의 핵심인 연예기획사가 체계화, 전문화 되고 있다. 무엇보다 대중문화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연예인의 운전, 가방 수발 등을 하는 직업인 정도로 알고 있던 매니저의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이 크게 개선됐다. 연예인 매니저는 이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업군이 됐다. 또한 에이전트가 스포츠 마케팅의 주역으로 부상하면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유능한 에이전트가 되기 위해 유학을 하거나 대학교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전공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사회적 위상이나 수입과 전문성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 떨어진다. 하지만 잠재적 발전 가능성과 비전때문에 대학에 매니저학과가 생기는가 하면 연예기획사·스포츠 에이전시의 입사 경쟁률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영범 스타제이 대표는 “대중문화 시장이 커지고 연예인의 위상이 높아진데다 한류로 인해 문화산업이 중요해지면서 매니저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돼 지망자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매니저시스템은 연예기획사가 스타 중심으로 자리 잡은 1990년대부터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현재 2000여개의 연예기획사가 난립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물론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나무액터스, 판타지오 등 100여개를 제외한 대부분 연예기획사는 영세한 편이다.

스포츠 에이전시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규모를 갖춘 에이전시는 IB스포츠(손연재 기성용 김요한 박인비 유소연 등이 소속)와 올댓스포츠(김연아 곽민정 지소연 등이 소속) 등 극소수다. 종목별 에이전트 개인별로 활동하는 사람이 100여명에 달한다.

최근 연예기획사 나무액터스가 야구선수 추신수와 매니지먼트를 계약해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업무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은 연예인 전문 기획사와 스포츠 스타 에이전시가 대부분 구분돼 있다. 또 매니저가 연예인을 관리하고 작품이나 CF 계약을 하는 통합 업무를 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에이전시에서 연예인과 스포츠스타, 유명작가 심지어는 정치인까지 관리하고 있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WMA, CAA, UTA, ICM 등 유명 에이전시에선 변호사, 공인회계사, 그리고 MBA출신 등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어 이들의 종합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또한 에이전시의 에이전트는 소속 연예인이나 선수들의 계약 등을 수행하고 연예인이 따로 고용하는 매니저는 스케줄이나 홍보 등을 담당하는 등 에이전트와 매니저의 업무가 구분돼 있는 것이 우리와 차이점이다.

일본은 100년 역사의 요시모토 흥업, 스타 200여명을 거느린 호리프로 등 유명 프로덕션의 매니저들이 연예인과 스프츠 선수들의 관리와 계약업무 기능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

매니저와 에이전트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그들은 연예인 지망생과 일반 선수를 엄청난 이윤을 창출하는 인기스타로 만드는 요술방망이다. 그러나 이들이 진정한 스타메이커로서, 대중문화의 주역으로 확고히 자리 잡기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이 자질향상과 전문성 키우기다. 여기에 윤리성 회복은 말하면 잔소리다.바로 최근 부녀자 성폭행혐의로 구속된 대형 기획사 키이스트의 매니저 이모씨(24)의 경우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김길호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사무국장은 “ 이같은 문제점 해결을 위해 미국처럼 일정 교육을 거치고 실무경험이 있으면서도 협회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친 사람이 매니저로 활동하게 하는 등록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스타 시스템을 시급하게 구축하고 열악한 매니저 처우를 개선해 양질의 인력이 업계에 진출,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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