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1000만 관객' 대박의 꿈… 종잣돈은 어디서 나올까

입력 2012-11-02 11:06 수정 2012-11-0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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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사 위원회서 매년 작품 선정… 한해 총 투자규모 정해 비율나눠

▲100억원대 제작비 투자 영화는 개별투자를 받기도 한다. 사진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왼쪽)와 '도둑들'.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와 ‘도둑들’이 1000만 명 관객을 돌파하자 각종 매체들은 앞 다퉈 수익률을 계산, 비교했다. 1000만 명 관객 동원 영화는 얼마의 입장권 수익을 올렸는지, 그 중 제작비를 제외한 순수익은 얼마인지에 관심이 모아진 탓이다. 두 작품 뿐이 아니다. 톱스타 기용과 스케일을 거론할 때 으레 등장하는 수식이 제작비 투자 규모다. 그렇다면 영화 투자사들은 얼마의 투자 수익을 내고 어떻게 분배를 할까? 올해를 대표하는 흥행작인 ‘광해’와 ‘도둑들’은 제작비와 마케팅비 등 제반 비용을 제외하고 각각 70억원과 205억원의 순수익을 남겼다. ‘부러진 화살’은 17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91억원의 순수익을 올려 무려 51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투자 수익이 고스란히 투자사의 몫은 아니다. 투자사는 다시 해당 영화에 투자 비율을 따져 상업투자사와 기업에 이윤 분배를 하게 된다. 이는 한국의 모든 상업 영화에 해당한다.

국내에 존재하는 메이저 영화 투자사는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미디어플렉스, NEW 등 4군데 회사다. 올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광해’와 ‘도둑들’도 각각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이다. ‘광해’ 93억 원, ‘도둑들’ 145억 원…이 막대한 제작비 투자를 각 투자회사에서 전액 출자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작품별 투자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CJ엔터테인먼트 영화홍보부분 박루시아 과장은 “사실상 영화 투자의 상세한 부분은 외부 노출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영화별로 투자를 받아서 제작하는 게 아니다. 영화 투자사는 매년 자사 위원회가 선정한 작품을 토대로 연간 투자를 받는다. 연간 투자 규모가 결정되면 투자사가 준비 중인 영화에 투자비율을 나눈다. 그렇게 해서 작품별 제작 투자비가 결정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영화별 투자가 아닌 영화 투자사 펀딩에 기업이나 상업투자사가 연간으로 자금을 투자하는 형태다.

예외도 있다. 제작비 규모가 크고, 출연자의 비중이 높은 영화의 경우 영화별로 투자를 받기도 한다. 이때도 외부로 공시를 하지는 않는다. 영화 투자사가 자금이 있는 곳에 일일이 제안을 해 투자를 받는 형태를 띤다.

대부분의 영화투자는 이처럼 기업이나 상업투자사 펀딩으로 이루어지지만 최근에는 영화 투자의 새로운 형태가 제시됐다. 강풀 작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26년’가 대표적. ‘26년’은 제작을 준비하던 중 석연치 않은 이유로 투자가 무산됐다. 이후 3년에 거쳐 여러 번 제작이 시도됐지만 투자에 어려움을 겪어 난관에 부딪히자 일반 관객들에게 제작비 투자를 받는 제작두레로 7억 원을 모았다. 제작사를 비롯해 영화 업계에서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6년’처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개인 투자도 하나의 영화 투자의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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