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해군기지, 꼭 강정마을이어야 했나… 대통령이 사과해야”

입력 2012-11-02 14:39 수정 2012-11-0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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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로는 첫 강정마을 방문… 건설 현장도 들러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일 주요 대선후보 가운데선 처음으로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 해군기지 건설 문제와 관련해 “책임 있는 대통령과 정부가 직접 주민들의 말씀을 듣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강정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제가 대통령이 되면 주민들의 말씀을 다시 한번 경청하고 사과를 드리겠다. 이는 전임 정부의 일이지만 대통령으로서 해야만 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지난 여러 정부에서 20년 동안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면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있는 것이 국가 안보에 필요하다는 결론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면서 “꼭 강정마을이어야 했는지, 과정상에 문제는 없었는지 시행상에서 원래 약속했던 부분들은 잘 지켜지고 있는지 엄중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군기지와 관련해 주민들 동의를 구하는 과정상에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결과적으로 친척들간 반목하게 하고 주민 갈등을 불러일으킨 책임이 있는 정부 관계자들이 현장의 말을 듣고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쌍용차 분향소, 현대차 고공농성장 등을 방문했던 사실을 언급, “제가 현장에 방문해 주민 말씀을 듣는 것 자체가 전국에 방송돼 다시 한번 많은 분의 관심을 받을 수 있고, 고통의 진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질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이번 방문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가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면 단순히 책상에 앉아 보고만 받고 언론을 통해서만 접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고통 받는 분들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다시 찾아봬 말씀을 듣고 전임 정부의 일이겠지만 사과드리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안 후보는 한시간 가량 이어진 간담회를 마친 뒤 주민들의 요구로 공사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이동했다. 하지만 현장 안엔 직접 들어서지 못한 채 주변에서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 중인 활동가들과 20여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안 후보를 만난 활동가들은 “안철수가 와서 무슨 소용이 있나”, “왜 이제야 왔나”라며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최근 건설현장으로 들어오는 레미콘 차를 저지하려다 경찰에 밀려 다리를 다쳤다는 장성심(42)씨는 “왜 이제 왔나. 여기서 얼마나 인권유린 당하고 있는지 아느냐. 정말 죽고 싶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안 후보는 “제주도 오자마자 여기로 달려왔다”면서 장씨를 위로했다.

(제주=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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