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쁨도 잠시, 조달청은 ‘이런 저런’ 이유를 들며 가나통운을 떨어뜨렸다. 종합 점수 85점이 안된다는 것이다. 평가 기준은 신용등급, 신인도 등으로 △장애인 고용 현황 △지식경제부 품질인증 획득 △안정적 재무제표 등 영세업체들은 사실상 충족시키기 어려운 요건들이다.
영세 이사업체 관계자는 “장애인 고용이 유리한 대기업은 여기서 벌써 0.5점 가산점을 받는다”라며 “지경부 품질인증 역시 신청금액만 2000만원 가량으로 영세한 우리로서는 도저히 엄두도 낼 수 없을뿐더러 재무제표 평가도 대기업만 A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게다가 신인도는 우리도 10점 만점에 높은 점수(9점)을 받았지만 결국 대기업은 이런 경우 9.7점을 받아 영세업체가 불리한 상황”라며 “이런 기준들은 결국 대기업만 통과할 수 밖에 없는 짜고치고 하는 고스돕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덧붙였다.
설상가상으로 조달청은 입찰 조건으로 ‘보유 대형화물 차량 15대’를 제시해 중소 업체들의 반발을 샀다.
한 영세 이사업체 대표는 “조달청은 하루에 세종시 내려가는 데 필요한 차량이 15대라며 기준 배경을 설명했지만 와닿지 않는다”라며 “그 정도 캐파가 되는 업체는 대기업 밖에 없으며 환경부보다 더 규모가 큰 이전 입찰 때에도 차량 기준이 10대임을 감안하면 이번 입찰 역시 공정하지 않게 돌아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1차 투찰방식을 통한 ‘가나통운 1등 선정’은 형식적인 과정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입찰가를 제시한 후 추첨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가나통운은 1등했지만 그 이후 종합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게다가 2위를 기록한 대신로지스틱스 역시 영세업체로 3위에 머문 CJ대한통운이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보면 2위가 되는 게 당연하지만 2위 역시 점수 미달로 CJ대한통운이 될 확률이 높다”라며 “이 같은 일은 한두 번이 아니며 영세 업체들은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무총리실, 기재부, 국토부, 농림부, 환경부, 공정위 등 6개부처 입찰 결과 CJ대한통운은 기재부와 국토부, 공정위를, 한진은 총리실과 농림부 이전 업체로 선정됐다. 환경부 역시 CJ대한통운이 선정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