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아시아유럽회의, 5일 개막

입력 2012-11-06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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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 중동사태, 한반도 문제 협의…“영유권 분쟁은 의제서 배제”

제9차 아시아유럽회의(ASEM) 정상회의가 5일 오후(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막했다.

ASEM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아시아와 유럽의 재정위기·시리아 사태·한반도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틀간 열리는 ASEM 정상회의에는 김황식 총리와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원자바오 중국 총리,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 등 아시아와 유럽 정상 52명이 참가했다.

특히 헤르만 반 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과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등 EU 수뇌부도 대거 참석했다.

‘평화의 친구, 번영의 동반자’를 주제로 열린 정상회의에서는 식량·에너지 안보, 지속가능 발전, 자연재해 대응 등 다른 국제현안도 비중있게 논의됐다.

유럽 정상들은 정상회의 첫날부터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해 아시아의 역할을 주문하며 지원을 호소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관리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아시아도 유럽과 전 세계 경제성장에 나름의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를 방문한 올랑드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의 경제성장으로 적잖은 실익을 거뒀다”며 “이제 아시아가 유럽을 도울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 위안화를 비롯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화폐가 태환성이 부족하다면서 환율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관측통들은 유럽 정상들이 중국에 약 3조 달러 규모의 외화보유액 가운데 일부를 EU구제기금에 지원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지역의 최대 논란거리인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공식 의제로 채택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전일 ASEM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사전 고위급회담에서 의장 성명에 한반도 문제와 시리아 사태를 제외한 세부적 지역 문제는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럽국가들은 의장 성명 문안에 이들 지역의 영유권 분쟁을 언급하기를 원했으나 중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나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일본과 필리핀은 양자 또는 다자간 접촉을 통해 자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이해와 지지를 호소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EU 정상들과 잇단 접촉에서 주요 해운항로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국제사회 차원의 해결책 모색을 촉구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이들 정상과의 회동에서 “남중국해 해상안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면서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엄청난 교역 물동량을 감안할 경우 국제사회의 이해가 걸린 문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노다 일본 총리는 이날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의장과 만나 중국과의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전일 비엔티안 국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댜오위다오·독도 문제와 관련 “다양한 채널을 통해 냉정하게 논의해 관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상들은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유엔헌장, 국제법과 부합하지 않는 어떠한 형태의 위협 행위와 무력사용도 자제해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비엔티안 선언’을 6일 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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