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이상 대형공장 경매시장에 ‘우르르’

입력 2012-11-0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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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철강 관련 공장 다수…경매로 나와도 헐값에 팔려

대형 공장이 줄줄이 경매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유럽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수출과 내수가 막히고 금융기관이 대출을 옥죄면서 부도가 나는 공장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감정가 30억 이상의 공장경매 물건수는 1203건으로 2001년 조사가 된 이후 역대 최고치다. 금융위기 직후부터 해마다 200여건 이상 증가한 이후 올해 처음 1200건을 넘어섰다.

경매로 나와도 저가에 팔려 평균낙찰가율은 2008년 이후 계속 감소해 올해는 70%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30억 미만 공장 평균낙찰가율이 71.7%것에 비해 30억 이상의 대형 공장의 평균낙찰가율은 5% 이상 낮다.

특히 최근 들어 조선·철강산업 관련 대형공장이 눈에 많이 띈다.

광주지방법원에서 11월 7일에 경매되는 전남 영광군 홍농읍 칠곡리에 위치한 TKS조선소의 감정가는 684억6571만원이다. 칠곡농공단지내의 공장 부지 28,173㎡와 공장 건물 165㎡뿐만 아니라 수십억 원에 달하는 선박 관련 기계기구가 포함돼 있다. 이 공장은 올해 경매시장에 등장한 공장물건 가운데 금액이 가장 큰 물건이다.

TKS조선소 경매는 채권자 S은행 등이 대출해준 150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2010년 10월 법원에 경매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여러 곳에서 중복으로 경매 신청되어 있어 총경매 청구액은 36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3월 30일 첫 경매일 이후 수차례 유찰 돼 7일 최저가 224억3484만원에 경매를 앞두고 있다.

삼호조선 거제 공장도 경매에 나왔다. 삼호조선은 조선 호황기인 2000년대에는 수주잔량 기준 세계 100대 조선소에 포함될 정도의 규모를 자랑했었지만 올초 법원에서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파산했다. 경남 거제시 사등면 사등리에 위치한 공장으로 감정가는 154억2471만원이다. 토지 31528㎡와 공장 면적 5418㎡, 기계 및 구축물 15점이 함께 경매 돼 지난 9월 20일 감정가의 105.8%인 163억21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금액이 높아 보이지만 경매를 신청한 K은행이 받아야 하는 264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K은행을 포함해 등기부상의 총 채권액이 무려 313억원에 달한다. 또 임금채권으로 보이는 121명이 신청한 가압류 금액이 19억원이나 된다.

경주 화산리 천북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동호철강공업 공장도 경매로 나왔다. 감정가는 59억8650만원이며 토지 6295㎡와 공장 면적 3689㎡, 기계56점이 포함되어 있다. 2010년7월 D은행이 76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경매 신청됐고 4번 유찰 후 지난 10월22일 감정가의 36.2%인 21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침체로 철강·조선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이들 공장이 경매로 많이 나오고 있다”며 “공장은 금융기관의 대출액이 과다한 경우가 많고 관련업체들간의 채무관계가 얽혀 있어 헐값에 낙찰이 되면 금융권 부실과 업체들의 줄도산, 체불임금 같은 사회·경제적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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