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의 역습] 레바논,‘아랍의 봄’비껴간 금융‘안전지대’

입력 2012-11-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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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글로벌 금융센터 노린다… 안정적 시장관리 부유층ㆍ해외 고객 확보

▲레바논이 안정적인 금융시장 관리로 중동의 금융허브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레바논 은행권의 유동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전경.(사진=블룸버그 제공)
레바논이 중동의 정치·경제적 위기에도 금융 안전지대로 부상하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최근 안정적인 금융시장 관리로 부유층 고객을 확보했으며 해외 유대인들 역시 고객층으로 끌어모았다.

마크람 세이더 레바논은행연합(ABoL) 회장은 “1960년 초 확보한 고객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우리와 어떻게 대처할지 알고 있으며 우리는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레바논의 은행권에서 지난 50년간 돈을 잃은 고객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레바논 경제는 지난 1960년대 전성기 이후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 중동 금융 센터 자리를 내줬지만 다시 회복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레바논의 은행권은 높은 유동성을 갖춰 위기에 강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레바논은 특히 외환시장에 대한 안정 대책을 구축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불거졌던 ‘아랍의 봄’ 여파를 줄이는 효과도 가져왔다.

레바논 은행권은 여전히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출 역시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나딤 카바라 FFA 프라이빗뱅크 담당자는 “은행 부문은 레바논의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양호하다”면서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은 새 지점을 열 계획을 세우지 않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를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웃 국가인 시리아의 내전이 심화하고 있는 것은 레바론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리아드 살라메 레바논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옆 국가(시리아)의 내전은 레바논 경제와 은행 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사태의 불안으로 레바논 국내총생산(GDP)에서 비중이 높은 관광산업이 위축되고 있는데다 대출이 감소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집 고브릴 바이블로스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심리와 소비자심리를 개선시킬 만한 긍정적 정치적 신호가 올 때까지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시리아 내전보다 레바논 정치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최근 레바논 정치의 기능 약화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 보다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레바논 정부가 재정적자 축소에 실패하면서 은행권 역시 불안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레바논 은행권은 자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레바논의 정치적 불안은 은행권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연합회(IIF)는 지난 달 공공부채 비중이 올해 말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138.6% 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브릴 이코노미스트는 “은행들은 정부가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제개혁을 이행하는 것을 보기 전까지 국채 매입을 자제할 것”이라면서 “은행들은 보유하고 있는 국채에 대한 재투자에 나설 수 있지만 이는 은행들에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은행권은 지난해 미국 국채 매매를 통해 이란의 군사자금을 세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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