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을 이유로 스스로 물러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국장의 사퇴 시점을 놓고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이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사건 관련 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사임한데다 대통령선거 직후에 물러나면서 다른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마이클 헤이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한 자리에서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의 사임 시점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mysterious)”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CIA를 이끌었던 헤이드은 “당국이 법 집행절차와 (불륜에) 개입된 인사들의 사생활 보호를 놓고 저울질을 했던 것처럼 보인다”면서 거듭 의구심을 나타냈다.
헤이든은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야 한다면서도 사생활은 보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언론 재벌인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회장은 지난 주말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퍼트레이어스의 사임은 시점 등 모든 게 의심스럽다. 분명히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의 사임에 대해 의회가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로버트 베어 전 CIA 중동 담당 요원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이는 정치적인 스캔들로 가능하면 빨리 진상이 공개돼야 한다”면서 “진실을 규명하는 것만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에 대해 좀 더 일찍 의회에 알렸어야 한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