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비상경영]2012 가을 한국금융가는 ‘비상경영’

입력 2012-11-1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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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80% 이상 의존 은행 수익구조 성장에 한계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가계부채 부실화와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수익 감소 때문이다. 이미 저성장·저금리에 따른 타격은 은행, 보험, 저축은행, 여신금융 등 금융권 전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실적 잔치를 벌였던 은행권은 올해 순익이 20% 이상 급감했다. 카드사들도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다. 금융당국의 카드사 외형확대 억제 정책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경영악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내년이다. 은행과 보험권의 경우 저금리 기조와 경기 부진,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률과 수익성 모두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축은행은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 카드사는 규제 강화 등으로 성장률, 수익성 등이 감소하거나 정체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이자 빼면 돈벌이 없는 은행권 = 시중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국내 은행의 총이익 대비 이자이익 비중(2009~2010년 평균)은 80%를 웃돈다. 미국(75.6%), 유럽(57.5%)뿐만 아니라 중국(79.5%)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출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은행의 유동성 관리를 어렵게 할 뿐 아니라 금융시스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저금리 기조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순이자마진(NIM)도 발등의 불이다. KB금융의 3분기 NIM은 2.82%로 전분기에 비해 0.11%포인트 내려갔다. 하나금융의 NIM도 2분기 2.20%에서 0.08% 하락해 3분기 2.12%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전분기 NIM이 2.40%였으나 3분기에는 2.32%로 0.08%포인트 하락했고, 신한금융도 0.02%포인트 내린 2.50%에 그쳤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그 동안 은행권이 대출이자에 기댄 소매금융 확대전략은 더 이상 이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은행권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언젠가는 다시 도약할 수는 기회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당장 수입이 줄었다고 투잡이나 쓰리잡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단 비용절감과 연체율 관리에 내부 역량을 집중해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다. 실제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도 국내외에서 시장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새로운 먹거리 찾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영업환경이 어렵다고 해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해 수익을 확대하기가 어렵다”면서“대출금리 인상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 보험·카드 고수익시대 지나 = 보험업계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보험업계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대비해 비상대책회의를 열거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보험업계는 변액보험 공시이율 논란 등으로 고객 신뢰를 잃은 터라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카드업계는 올해를 최악의 한해로 꼽고 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 외형확대 억제 정책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에 따른 수익 감소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연말과 내년으로 갈수록 경영지표는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실 저축은행의 잇따른 위법행위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저축은행은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같은 대내외 영업환경 악화로 저성장 국면에 돌입한 금융사들의 순익 감소는 예견된 결과였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 금융당국의 규제와 각종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정책적 배려와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저금리와 저성장이 미치는 악영향이 본격화되면서 금융당국도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은행, 보험, 비은행 등 금융권역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가 참여한 ‘저성장·저금리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내년 거시경제 전망을 은행과 보험, 카드 등 금융권 영업환경과 재무건전성 등 위험 요인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금리와 저성장이 장기화되면 내년부터 이익기반 훼손이 심화될 수 있다”며 “금융산업 전반의 발전방향이 담긴 보다 큰 그림의 블루프린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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