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출신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의 ‘현대 스타일’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0년 현대중공업 품으로 돌아온 후 ‘현대 스타일’을 바탕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현대 스타일’은 사업적인 면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한번 결정하면 빠른 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는 면이 현대와 꼭 빼닮았다. 현대오일뱅크는 ‘종합에너지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면서 공격적으로 해외 네트워크 확장과 신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정유에 편중돼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BTX, 윤활유, 유류저장사업 등을 신사업으로 추진,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코스모 석유와 합작으로 6000억원을 투자해 제2 BTX공장을 착공했다. 또 유류저장시설을 짓기 위해 1000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중국 상하이 지사를 법인으로 승격시키며 해외 네트워그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PX(파라자일렌), 프로필렌, 유황제품, 윤활유 시장 등의 시장 개척을 본격화한다.
현대오일뱅크는 호주와 인도네시아 지사를 포함해 오는 2020년까지 해외 지사를 10여개로 늘려가며 해외시장 공략 거점을 더욱 확충해나갈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BTX, 석유화학, 윤활유, 유류저장사업 등 신사업들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해외 지사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권 사장의 소통 중시 철학도 현대 스타일이다. 권 사장은 사람을 중시하는 현대중공업의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체육대회나 해병대 유격훈련 등를 통해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주유소 사장들을 직접 만나 사업의 방향을 설명한다. 노조위원장과 돌담길을 거닐며 소통의 시간을 가지고 노조측에 자신이 키우던 진돗개가 낳은 강아지를 선물한 사례가 권 사장의 소통 경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또한 권 사장은 “정직하고 원칙을 지키면서 사회에 공헌하는 창업주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싶다”는 바람에 따라 직원들과 함께 월급의 1%를 기부하고 있다.
권 사장의 현대 스타일의 효과는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지난 2010년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될 당시 경질유 내수시장 점유율은 18%대였지만 최근 22%대까지 올라왔다. 또한 현대오일뱅크의 수익성 회복으로 현대중공업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65.7% 증가한 3585억원을 기록했다.
권 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한번 ‘현대 스타일’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 2주년 메시지를 통해 그는 “싸구려 차라는 이미지에서 품질우선이라는 체질 개선을 통해 어느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글로벌 메이커로 성장한 현대차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그동안 우리는 업계 4위라는 성적표에 자족(自足)하면서 너무 안이하게 살아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외국 기업 아래 있을 때와는 의사결정 속도 등 분명 다르다”면서 “현대중공업 그룹에 편입되면서 투자 결정이라든지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