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검사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김수창(50) 특임검사팀은 15일 오후 유진그룹과 조희팔 측근 등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사고 있는 서울고검 김광준(51) 검사(부장검사급)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김 부장검사는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 동생인 유순태 EM미디어 대표로부터 6억원, 조희팔 측근 강모씨로부터 2억4000만원을 차명계좌를 통해 건네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동료 검사 3명과 함께 유진그룹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로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아울러 'KTF 납품비리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가로 KTF 측으로부터 해외경비 등을 지원받고 차명계좌를 통해 5~6명으로부터 수백만~수천만원을 입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09~2010년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 부부가 기업인을 협박해 수억원을 뜯어낸 사건 수사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도 있다.
이 외에 경찰 수사선상에 오르자 자주 드나들던 서울 강남 유흥업소에 "장부를 없애고 직원 입단속을 시켜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부동산 중개업자에 "가짜 매매계약서를 만들어 달라"며 증거인멸을 시도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 업소는 유진그룹 등에서 정기적으로 술값을 대신 내준 곳으로 알려졌다. 또 김 부장검사는 "유 대표로부터 받은 돈은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집이 팔리지 않아 아직 갚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어 가짜 부동산 계약서를 증거로 제시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특임검사팀은 지난 13~14일 김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첫 날 12시간 넘게 조사한 뒤 7시간여만에 다시 출석시켜 16시간여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특임검사팀은 조사에서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금품·향응을 제공받은 경위와 부산지역 사업가 최모씨 명의의 차명계좌를 사용한 이유, 수사 무마 및 편의제공 등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지난 12일에는 유 회장과 유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돈을 건넨 경위와 대가성 등을 캐물었다.
특임검사팀은 조사결과와 각 검찰청 및 대검 감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김 부장검사에 대한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