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 달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어떻든 이른 시간 내에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는 15일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혹여라도 우리 쪽의 캠프 사람들이 뭔가 저쪽(안철수 후보)에게 부담을 주거나 자극하거나 불편하게 한 일이 있다면 제가 대신해서 사과드리고 싶다”며 “다시는 그런 일들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테니까 다시 또 단일화 협의를 해 나가자는 말씀을 안철수 후보 측께 드린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문·안 후보의 단일화 사전 작업인 ‘새정치공동선언’ 의 성안작업이 완료되고 공표만 남은 상황이어서 ‘조만간 다시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이 나온다.
단일화 시한이 빠듯한 일정 임을 고려하면 양측이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협상을 재개할 거라는 얘기다. 문 후보 측도 당초 예상했던 대로 16일 두 후보가 ‘새정치공동선언’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협상이 재개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반면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이런 상황에서 두 분이 새정치공동선언에 합의하는 것도 어색하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도 “이런 식으로 진정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과정에서는 새정치를 만들겠다는 공동선언은 의미가 없다”며 “신뢰를 훼손하는 행동을 한 당사자들이 사과하고 거기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룰 협상을 제외하고 나머지 일정은 그대로 진행한다”고 했던 지난 14일보다 더 강경해졌다.
◇안철수 ‘타이밍 정치’ 이번에도 먹힐까 = 안 후보 측의 단일화 룰 협상 중단은 ‘안철수 식 타이밍 정치’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많다. 안 후보는 그 동안 국면전환이 필요할 때마다 극적인 이벤트를 벌여 효과를 봤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적절한 시기에 ‘타이밍 정치’가 나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남수 한백리서치 대표는“후보등록 시점이 임박해서 보이콧 카드를 던지면 ‘안 될 것 같으니 저런다’는 비난을 들을 수 있다”며 “여론조사로 룰 협상을 끌고가기 위해 적절한 타이밍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안 후보 캠프 내에서도 “오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협상 중단 카드가 최선인 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민주당을 ‘구태’로 몰고 가는게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득될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존재감 약화로 인한 추가적인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면서 “민주당 잘못으로 인식되면 효과가 있겠지만 단순히 경쟁국면에서의 불만 제기 차원으로 전달되면 의도했던 효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