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는 김장 시기를 최대한 늦춰 11월 하순 이후를 권장하고 있지만 기상청은 오히려 예년보다 5일가량 빠른 김장을 주문하고 있다. 이 같은 시기 차이는 농식품부와 기상청의 김장 적정일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배추수급 등을 고려해 김장 시기를 예년보다 10일가량 늦추면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에 김장을 담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는 최근 치솟고 있는 김장 배추 가격이 11월 하순이면 주산지 물량이 출하되기 시작해 내림세를 보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기상청은 배추 수급상황보다 올해는 기온이 예년보다 낮은 탓에 중부내륙지방은 11월 하순이 김장적정 시기라고 발표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김장 적정 시기는 일 최저기온이 0도 이하이고 하루 평균기온이 4도 이하로 떨어질 때”라면서 “평년값과 1개월 전망을 근거로 산출하며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으로 배추와 무가 얼게 되면 제맛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상청의 발표에 농식품부 측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최근 배추나 무 가격은 김장 시기 조절만으로도 가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김장 늦추기 운동을 펼쳐왔는데 기상청이 이를 뒤집은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기관의 각기 다른 김장 적정시기 발표에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주부 김근희(34)씨는 “12월이면 배추 가격이 많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김장을 늦추기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다시 김장을 빨리하라는 보도가 나왔다”면서 “도대체 언제가 김장 적기인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기관의 입장차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상청은 기온만 고려해 김장시기를 발표했지만 농식품부는 기온도 중요하지만 가격안정도 중요하게 생각해 이 같은 시기의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