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한파 녹이는 검은 구슬땀

입력 2012-11-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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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사양산업… 연탄공장 풍경

▲하나 둘 셋 넷… 3kg이 조금 넘는 연탄을 트럭에 가득 싣다보면 차가운 겨울에도 이마엔 땀방울이 맺힌다. 이 뜨거운 땀방울을 담은 연탄이 이웃들에게도 전해져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있길 바란다.
매캐한 석탄 냄새가 가득 찬 어두운 공장에서 기름이 잔뜩 묻은 윤전기가 "쿵쾅 쿵쾅, 컹 컹" 육중하지만 규칙적인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공장 안으로 한발만 내딛어도 '공기'부터가 다르다. 머리 위로는 새까만 석탄가루가 떨어지고, 콧속으로는 미세한 가루가 들어간다.

조명이 있지만 멀리 볼 수는 없다. 마스크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금방이라도 여기에서 나가고 싶다. 이곳은 '연탄공장'. 3kg이 조금 넘는 검정색 연탄이 쉴 새 없이 찍어져 나온다.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연탄공장은 특히 바빠진다. 윤전기도 바빠지고 연탄을 나르는 소매상들의 손길도 더욱 바빠져 조그만 연탄이 금방 트럭을 가득 채운다.

▲육중한 윤전기는 쉴 새 없이 연탄을 찍어내며 거친 숨소리를 뱉어낸다.
1963년 말 석탄산업이 전성기를 맞이할 당시 서울엔 무려 400개가 넘는 연탄공장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석탄에서 석유로, 그리고 도시가스로 바뀐 에너지 정책과 함께 지금 서울엔 이문동 삼천리이앤이와 시흥의 고명산업 두 곳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곳 삼천리이앤이 연탄공장 역시 10만평이 넘는 규모를 자랑했지만, 지금은 100분의 1로 줄어들었다. 현재 남은 직원도 23명 정도다.

▲공장 안에는 석탄 가루와 엄청난 기계소리가 가득해 마스크와 귀마개 없인 이곳에서 버틸 수가 없다.
"경기가 좋을 땐 장사가 안 되고, 요즘처럼 경기가 불황일 땐 바쁘고." 기름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는 요즘엔 연탄을 찾는 손길이 부쩍 많아졌다. 하훼단지에서도, 음식점에서도 저렴한 연탄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500원이면 추운 겨울밤을 훈훈하게 날 수 있기에 넉넉지 못한 이웃들에게 연탄은 정말 소중하다. 이 선물을 겨울 구석구석 전하기 위해 손톱 밑이 까만 직원들은 오늘도 트럭 가득 연탄을 싣는다.

▲이곳에 있는 윤전기 역시 30년 이상 연탄을 계속해서 찍어내 꾸준한 정비가 필요하다.
▲그라인더로 갈고 기름칠도 하고, 앞으로도 겨울철이면 더욱 바빠질 연탄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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