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계 혼맥 ③현대가]한라·성우그룹… 성우, 동아일보ㆍ고려大 설립 故김성수 집안과 혼사

입력 2012-11-1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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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촌 김성수와의 혼맥 빼고는 평범한 혼사

한라그룹의 시초는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이 1962년에 세운 현대양행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바로 아랫 동생인 정인영 명예회장은 중공업 부문을 발전시키기 위해 현대양행을 설립했다.

현대양행은 1980년 2월 만도기계로 상호를 바꿨다. 만도기계는 1997년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한라그룹은 지난 1998년 자금난으로 만도를 JP모건 계열의 선세이지에 매각했다. 그러다 지난 2008년 1월 정인영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 정몽원(57) 한라그룹 회장이 만도를 되찾으면서 오너기업으로 복귀했다.

정인영 명예회장의 이력은 독특하다. 그는 기업인이 되기 전 동아일보에서 기자를 했다. 언론 분야 일을 했던 그는 한국 전쟁이 발발하면서 기업인이 될 계기를 가졌다. 미군 사령부 통역 일을 하면서 미 공병대의 일감을 현대건설에 연결해줬다.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인영 명예회장은 현대건설의 기초를 다졌다.

정인영 명예회장은 고 김월계씨와 결혼해 2남1녀를 뒀다. 첫째인 고 정형숙과 정몽국(59) 엠티인더스트리 회장, 정몽원 회장이 정인영 명예회장의 자식이다.

한라그룹은 정인영 명예회장을 비롯해 모두 평범한 혼사를 했다. 고 김월계씨는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기독교 신자였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두 아들 모두 교회에서 배우자를 만나 결혼했다.

정몽국 회장은 평범한 가정의 이광희(58) 전 한라대 총장과 결혼했다. 학교법인 배달학원의 이사장이었던 정몽국 회장은 지난 2003년 4대 한라대 총장으로 이광희씨를 선임했다. 이들 사이에는 정지혜(37)·정태선(36)·정사라(33)가 있다. 정지혜씨와 정태선씨는 현재 아버지 밑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사라씨는 미국에 유학 중이다.

정몽원 회장 역시 연애 결혼했다. 정몽원 회장은 아내 홍인화(55) 전 TBC 아나운서를 교회에서 만났다. 중매였다. 홍인화씨의 가정 역시 눈에 띄는 집안은 아니다. 홍인화씨의 부모는 약사였다.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면 홍인화씨의 외삼촌이 서상목(65) 전 국회의원이다. 그는 YS정부 시절인 1994~1995년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현재는 인제대학교 석좌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정몽원 회장과 홍인화씨는 정지연(30)씨와 정지수(17)씨를 뒀다. 정지연씨는 2010년께 만도에 입사해 현재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세 경영수업의 일환이다. 정지수씨는 아직 학생이다.

정몽원 회장은 한라그룹 재건에 힘쓰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뿔뿔이 흩어진 계열사들을 찾아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몽원 회장은 지난 9월27일 한라그룹 창립 50주년에서 “한라공조 인수는 당연하다”고 밝혔다. 한라공조 인수로 그룹 재건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서다. 정몽원 회장은 만도기계 전무를 거쳐 한라공조 사장을 역임해 회사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성우그룹의 뿌리는 현대시멘트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인 고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이 1970년 현대시멘트 사장을 맡으면서 성우그룹은 출발했다. 이후 시멘트를 기반으로 건설·금속·전자·자동차 부품 산업 등으로 사업을 넓혔다. 정순영 명예회장은 1975년 현대종합금속을 세웠다. 1987년에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성우오토모티브를 설립했다. 정순영 명예회장은 1995년 성우종합레저를 만들어 강원도 둔내에 대규모 레저시설을 건설했다. 같은 해 사옥을 지금의 서울 잠원동에서 서초동으로 옮겼다. 이 때부터 ‘성우그룹’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이후 1992년 성우종합건설, 1996년 성우전자를 그룹사로 편입시켰다. 정순영 명예회장은 1997년 경영권을 2세들에게 넘겼다.

정순영 명예회장은 평범한 집안 출신 박병임(84)씨와 결혼했다. 이들 사이에는 고 정문숙, 정몽선(58) 성우그룹 회장, 정몽석(54) 현대종합금속 회장, 정몽훈(53) 성우전자 회장, 정몽용(51) 성우오토모티브 회장, 정정숙씨를 뒀다. 이들 중 동아일보와 고려대를 설립한 인촌 김성수 집안과 결혼한 정몽용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평범한 혼사를 했다.

정몽선 회장은 교육자 집안인 고 김미희씨와 결혼했다. 김씨는 1993년 10월 태릉 아이스링크 선수대기실에서 불의의 화재 사고를 당해 숨을 거뒀다. 이후 재혼한 진영심(43)씨도 눈에 띄는 집안은 아니다. 정몽석 회장의 처가는 대구의 평범한 집안이고 정몽훈 회장의 장인은 직업군인이었다.

정몽용 회장의 아내 김수혜(49)씨는 인촌 김성수의 막내 아들 고 김상겸 고려대 명예교수의 딸이다. 고 김상겸 교수는 평생을 한국 체육을 위해 헌신했다. 그는 대한야구협회 부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학교체육위원회 위원장, 대한수중협회장, 대한스키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고 김상겸 교수의 아들인 김병호(51)씨는 현재 성우오토모티브에서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정몽용 회장은 거물급 집안과 결혼했지만 자식들 때문에 속을 끓였다. 그의 아들 중 한 명이 지난 2010년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고 정순영 명예회장의 딸들도 모두 평범한 혼사를 했다. 장녀 고 정문숙씨는 고 김자응씨와 혼인했다. 차녀 정정숙(50)씨는 개인사업을 하는 이주환(51)씨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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