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소기업이 답이다]"과학은 편법이 없다. 원칙이 곧 신뢰다"

입력 2012-11-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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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진 오리엔트바이오 대표

▲오리엔트바이오 장재진 대표.(사진=노진환기자 myfixer@)
장재진 오리엔트바이오 대표의 키워드는 ‘원칙’이다. 회사 경영방침뿐만 아니라 향후 후계자의 조건도 생물학적 관계가 아닌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 대표가 바이오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독특하다. 장 대표는 광양제철소 외자구매팀에서 근무하던 시절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회사를 그만뒀다. 저비용, 효율적인 아이템을 찾기 위해 보름동안 교보문고에서 살다시피하던 장 대표는 이영순 교수의 ‘실험동물의학’을 접하게 됐다. 장 대표 인생의 전환점이 된 순간이었다.

장 대표는 책 저자인 이 교수를 직접 만나 실험동물사업 가능성을 물었지만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충고만 돌아왔다. 그러나 장 대표는 역발상의 자세로 사업을 과감히 추진했다. 결과는 참패였다. 과학기술원에서 모체를 받아 약 150평 규모의 시설에서 실험동물 사업을 시작했다. 출발은 좋았다. 당시 비닐하우스에서 송아지 사료와 전지분유를 떡밥처럼 만들어 실험동물에게 사료를 주던 열악한 환경을 고려했을 때 앞선 수준이었다.

그러나 장 대표는 영업 시작 첫날, 첫 바이어에게 현재 생산하고 있는 실험동물은 모두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이미 실험동물에 대해 선진 기술을 갖고 있던 미국과 일본 제품과 비교했을 때 질(質)이 너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장 대표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실험동물을 모두 폐사하는 결단을 내렸다. 열악한 환경의 업체에 실험동물을 처분해 손실을 조금이라도 막아보자는 생각도 있었지만 장 대표는 전량 폐사키로 한 것이다.

장 대표는 “지금 길을 잘못 가면 미래가 없고, 잘못 간 길을 다시 돌아가는 게 빠른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장 대표의 ‘원칙경영’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실험동물에게 투여되는 영양소도 10마이크로미터의 양까지 지켜야 하는 생물소재 사업을 운영하면서 생긴 경영 마인드였다. “다시 이런 사업하라고 하면 안 할 것이다”라고 웃으며 말하는 장 대표의 말에 CEO가 갖는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장 대표는 기업승계에 대해 “실험동물은 편법을 쓰면 안된다. 원칙대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추후에 가업이 아니라 원칙을 지키는 사람한테 오너십을 넘겨줘야 한다.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면 줄 수 없다. 원칙을 어기면 모든 것이 다 망가지기 때문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장 대표는 끝으로 특수업을 이끌어가는 중소기업 CEO들에게 “사업은 어려움이 왔을 때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어려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위안이 많이 된다. 나의 경우도 당시 찰스리버가 손을 내밀지 않았다면 지금의 모습은 달라졌을 것이다. 끝까지 신념을 갖고 꿈을 꺾지 않으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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