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희팔 은닉한 780억원 자금 찾아내

입력 2012-11-1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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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4조원대 사기를 저지른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씨의 은닉 자금을 추가로 추적하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19일 "대구지방경찰청을 중심으로 조씨 일당이 숨겨 둔 자금을 찾는 수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사기 피해 자금을 상당 부분 찾을 때까지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조씨 일당의 은닉자금을 추적, 700여개의 차명계좌에서 총 780억원의 자금을 찾아냈다.

조씨 일당은 차명계좌로 이동된 자금을 다른 사업체에 투자하거나 전세자금 등 형태로 분산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발견한 자금 780억원의 현 소유주를 설득해 법원에 변제공탁 형태로 맡기기를 유도하고 있다.

변제공탁은 채무자가 빚을 갚는 대신 법원과 같은 공탁소에 맡기는 방식으로 채무를 면하는 제도로, 조씨 일당이 은닉자금을 은행계좌에 두기보다는 투자금 등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이같이 조치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조씨 일당의 은닉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51)의 차명계좌를 찾아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경찰은 은닉자금 추적 과정에서 조씨의 자금이 경찰관 3명과 중앙부처 공무원 1명, 지방자체단체 공무원 1명 등에게 유입된 정황도 포착했다.

이들 경찰관과 공무원은 모두 하위직으로 입금된 자금의 대가성 여부를 추후에 검증할 예정이다.

경찰은 조씨가 지난해 12월18일 밤 한국에서 온 여자친구 등과 중국 칭다오 호텔 식당에서 식사하고 술을 마신 후 급체를 호소해 구급차로 병원으로 옮겨지던 도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조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소재를 여전히 추적 중이다.

경찰은 조씨를 중국에서 목격했다는 중국 정부 관계자의 진술 등이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 중국 공안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조씨가 사망한 호텔 관계자도 당시에 한국인 사망사고가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조씨의 사망을 둘러싼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

이 사건은 전국에 10여개 피라미드 업체를 차리고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년부터 5년동안 4만∼5만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아 돈을 가로챈 역대 최대 규모의 다단계 사기범죄다.

조씨 일당이 빼돌린 돈은 사업망이 전국 각지에 얽혀 있는데다 피해자도 워낙 많아 정확한 금액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대략 3조5천억∼4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피해금액 2조1천억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 다단계 사기'로 꼽혔던 제이유 그룹 사건의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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