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한국, 현재와 미래]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노년을 위한 기회만 있다

입력 2012-11-2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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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일하려는 고령층 늘어나는데… 실버산업ㆍ복지정책 앞선 일본 배워야

2016년. 우리나라 경제인구가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대한민국의 노령화가 심각하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은퇴세대인 실버계층(55~79세)이 1000만명을 넘었다. 인력시장에 실버계층이 쏟아져 나오지만 정부의 대책은 역부족이다.

전 세계 꼴지를 면치 못하는 출산에 비해 기대수명은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노령화는 곧 경제 불황을 예고한다.

당장 잠재성장률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5%포인트 낮은 3%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외 연구기관들도 3%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낮췄다.

이런 가운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2030년대에 1%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노령화는 의료비용, 연금 등 정부의 재정부담 가중과 함께 각종 부작용을 양산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국민연금 기금액이 2060년이면 고갈될 위기인데다, 고령화와 기대수명 연장 등으로 고갈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은 퇴직금과 건강보험을 위해 정부가 지출해야 할 비용이 현재 5.9%인데 2018년이 되면 7.3%로 늘어나게 된다”며 노령화에 따른 재정위기를 경고했다.

정부는 노령화와 출산률 감소 해결을 위해 각종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귀화한 외국인 노동자에게서 실마리를 찾으려 고용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엄격한 관리와 사회적 편견이라는 벽에 부닥쳤다.

정치권의 대응책도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공산이 크다. 세 명의 대선후보들은 모두 법적 정년을 60세로 올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청년 고용확대 등 그에 따른 후유증 등의 대안 제시는 없다.

이런 가운데 노동 시장에 재진입하려는 ‘워킹실버’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선진국의 고령층 고용 정책을 한국의 실정에 맞게 응용해 차별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노령화 국가인 일본은 벌써부터 각종 폐단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작년 일본을 뒤흔든 유행어는 ‘무연사회’(無緣社會)다. 일본사회 특유의 강한 사회적 네트워크가 붕괴돼 가고 있음을 나타내는 단어다. 일본의 가난한 노인들이 돈이 없어 인관관계가 끊겼음을 알리고 있다.

이렇듯 가동되는 네트워크가 없는 노인들의 문제는 서글픈 죽음인 고독사(孤獨死)로 나타나기도 한다. 일본은 매년 3만명의 고독사가 보고된다.

재일교포 출신인 강상중(62) 도쿄대 교수는 “한국 사회는 사람 사이의 정(情)이 강하다고 알려져 왔다. 실제로 그럴까.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자살자가 나오는 건지 질문해봐야 한다”며 자살이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의 문제라는 메시지를 전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일본 재생전략’으로 실버산업을 육성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시니어층의 부를 젊은이들에게 흘려보낼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수경제 활성화와 취업률 향상, 투자 활성화 등 경제 활력을 꾀하고 있다. 우리도 우리 실정에 맞는 지혜를 짜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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