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위 정유업계, 환율하락에도 ‘느긋’

입력 2012-11-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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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수입 정제후 석유제품 수출 영향 적어

환율하락에 수출업계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해외수출 1위인 국내 정유사들은 느긋해하고 있다.

22일 대한석유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정유산업의 구조적인 특성은 자연스러운 환헤지를 일으켜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을 상대적으로 축소시키고 있다.

국내 정유4사의 10월 현재 원유 누적 도입량은 총 7억8567만 배럴로, 금액으로는 875억7300만달러 규모다. 정유사별로는 SK에너지가 2억5500만배럴(286억달러)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GS칼텍스 2억1500만배럴(240억달러) 에쓰오일 1억9300만배럴(215억달러), 현대오일뱅크 1억1100만배럴(124억달러) 등 순이다.

휘발유, 경유 등 정유4사의 석유제품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467억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이 국내 산업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체 수출액 중 석유제품의 비중은 2010년 6.8%, 2011년 9.3%에서 10월 현재 10.3%로 지난해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제품만 놓고 봤을 때 수출 비중은 원유 도입량의 절반 수준이지만 벙커C유, 납사(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수출량까지 전부 포함시키면 80%에 달할 것”이라며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는 수입에 비해 적기 때문에 환율에 대한 부담이 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유 수입에 비해 석유제품 수출량이 적은 정유사의 경우 환차익을 보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유사들이 외환계좌를 이용한 유전스(usance, 기한부 어음)로 수출입 대금을 결제한다는 점도 저환율 부담에서 자유로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방식은 달러를 환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환계좌를 통해 그대로 거래 대금을 결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황이 전혀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나 반도체 등 다른 주요 수출산업에 비해서는 괜찮은 편”이라며 “외환계좌를 통해 달러로만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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