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돈키호테, 가볍게 보니 재밌네

입력 2012-11-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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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오브라만차 6개월 장기공연… 원작 충실, 대사 연기는 쉽게

▲돈키호테역을 맞은 홍광호.(사진=오디뮤지컴퍼니 제공)
지난 6월 19일 막을 올린 뮤지컬 ‘맨오브라만차'는 지난 10월 7일로 막을 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과 성원에 힘입어 연장 공연에 돌입했고 12월 31일까지 장장 6개월간의 장기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하는 ‘맨오브라만차’는 1965년 뉴욕에서의 초연 이후 전세계 여러나라에서 수 없이 무대에 올려진 작품으로 뮤지컬계의 고전으로 꼽힌다. 이미 국내에서도 2005년 ‘뮤지컬 돈키호테’라는 이름으로 초연된 이후 세 번이나 무대에 올려졌다.

사실 돈키호테 이야기는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30~40대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만화나 소설을 통해 익숙한 이름이고 특히 나이든 남성이라면 돈키호테와 산초의 캐릭터로 동네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뛰놀던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익숙한 내용은 오히려 공연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좀 더 쉽게 작품에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공연 문화에 비교적 익숙한 여성 관객들의 손에 이끌려 극장을 찾는 남성 관객들에게는 익숙한 스토리가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적지 않은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한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캐츠’ 등 줄거리가 잘 알려진 작품들이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는 이유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미 4번이나 국내에 소개됐음에도 연장공연이 결정됐을 정도로 ‘맨오브라만차’가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익숙한 스토리라는 점만으로는 흥행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 공연 초반 황정민을 내세운 이른바 스타캐스팅에 힘입은 성공가도를 무시할 수 없지만 이전과 달리 무거운 내용을 탈피해 조금은 가벼운 시각으로 접근한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예전에 무대에 올려진 작품들이 일종의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면 이번 작품은 돈키호테 역을 맡은 배우들 각자의 음색으로 세밀한 부분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자칫 주인공의 이야기로만 흘러 단순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산초를 비롯한 조연급 배우들이 훌륭하게 메워준 부분도 성공의 요인이다.

이번 작품을 기획한 (주)오디뮤지컬컴퍼니 홍보팀의 황보예씨는 “이번 작품은 저금은 무겁게 느껴질 수 있었던 지난 공연들과 달리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관객들에게 좀 더 쉽게 작품에 다가설 수 있도록 대사나 연기 등에 많은 신경을 썼다”라고 밝히며 이번 작품의 차별성을 설명했다.

뮤지컬, 연극 등 공연의 주 관객층은 여성이다. 인터파크의 자료에 따르면 ‘맨오브라만차’ 역시 여성관객이 73%를 차지해 남성관객의 비율을 압도한다. 다른 공연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꿈과 희망 그리고 기사이야기라는 남성적인 주제로 한 작품인 만큼 남성 관객들의 호응도 뜨거운 편이다. 실제로 18일 작품을 관람한 30대 남성 직장인 김광훈(서울)씨는 “직장 동료들과 단체로 관람한 후 아내와 함께 다른 배우가 주연을 맡는 날을 골라 다시 방문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이지석(경기 성남)씨 역시 “결혼기념일을 기념으로 아내와 함께 공연을 봤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인 탓에 아이들과 함께 볼 수는 없지만 막을 내리기 전에 다시 한번 볼 용의가 있다”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남성 관객들로부터도 호평을 받고 있는 ‘맨오브라만차’의 장기공연이 ‘공연=여성’으로 굳어진 공연계의 성비를 깰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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