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미국의 재정절벽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제를 낭떠러지로 밀어낸 배경에 10명이 있었다.
마켓워치는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부터 경제학자인 아서 래퍼까지 10명의 대표적인 인물들이 미국인들의 탐욕과 범죄 행위를 키웠다고 보도했다.
‘래퍼곡선’으로 유명한 경제학자 아서 래퍼는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세율을 낮추는 것이 실제로 세수를 증가시킨다는 이론을 펼쳤다.
이는 감세를 보수주의자들에게 힘을 실어줬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안으로 이어지며 대규모 적자를 키우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래퍼의 이론은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고 감세 조치는 미국의 국가부채를 16조 달러로 키우는 주 원인이 됐다.
사모펀드 블랙스톤 그룹을 설립한 억만장자 피트 피터슨은 워싱턴에 콩코드연합과 피터슨재단 등을 세우고 정치 단체와 로비스트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면서 재정적자를 키우는데 힘을 보탰다.
피터슨의 자금과 지원 활동이 없었다면 적자 문제는 주요 이슈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예산 흑자를 쉬워 보이게 만들었다. 클린턴이 재임한 4년 동안 예산은 흑자를 기록했다. 한 술 더 떠서 클린턴은 흑자를 당연한 것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클린턴 행정부의 흑자는 높은 세금과 지출 축소 등과 함께 워싱턴의 강도 높은 예산 다이어트에 따른 것이었다.
문제는 당시에는 경제가 활황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역시 탐욕은 물론 적자 확대 모두에서 책임이 크다. 그린스펀은 항상 의회에 적자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 인물이다.
그는 그러나 지난 2001년 연준 의장 재임 당시 최대 실수를 범했다.
그는 의회에 부채 축소는 최악의 선택이라며 채권 시장과 경제를 조절하는 연준의 힘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린스펀의 주장은 부시의 감세안을 지지하고 세금 감면을 원하는 보수주의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린스펀은 또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며 미국 경제의 거품을 키우는 배경을 제공했다.
그는 그림자 금융 시스템에 대한 규제를 거부함으로써 2000년대 주택 버블 역시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부시 전 대통령 만큼 재정적자를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없다. 부시는 지난 2000년 유세 당시 부채 축소와 관련해 세금 감면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2001년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자 감세만이 경제를 회복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는 회복되지 않았고 그는 더 많은 세금 감면 혜택을 시행했다.
딕 체니 당시 부통령은 부시가 한참 감세에 바쁠 때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계획을 짜느라 정신이 없었다.
부시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르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세금을 올리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이는 수조 달러의 부채를 키우는 꼴이 됐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데이비드 래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버블을 일으켜 적자를 키운 인물이다.
래리는 주택시장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을 때도 절대 돈을 잃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투자를 주장했다. 주택과 신용 버블은 결국 지난 2008년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가져왔으며 1년 만에 1조 달러의 적자와 함께 경제를 대공황 상태로 이끌었다.
미국 보수주의 운동을 이끄는 로비스트 그로버 노퀴스트도 경제를 절벽 앞으로 이끄는데 앞장섰다.
노퀴스트는 공화당 관계자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든 절대 세금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서약에 사인을 하도록 했다. 노퀴스트의 서약은 지난 2년 동안 민주당과 공화당의 예산안 협상을 무용지물로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빼놓을 수 없다. 오바마는 의료복지 등 사회 안전망의 확대와 자동차산업에 대한 구제금융, 대규모 재정지출 등을 통해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만들었다고 마켓워치는 주장했다.
오바마는 경기 침체기에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 메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바마는 부유층에 대한 감세안 종료로 세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그로버 노퀴스트의 세계’의 덫에 빠진 인물 중 한 명이다. 국회는 세수 확대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세금 인상은 반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여름 베이너는 세금 인상안에 대한 투표를 거부함으로써 미국이 채무불이행 사태에 직면하도록 이끌었다. 오늘날 재정절벽 사태는 공화당을 이끈 베이너의 무능력함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