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차기 뇌관’ 스페인의 운명의 날이 성큼 다가왔다.
스페인 북부 카탈로니아주에서 오는 25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우익 정당 통일연합당(CiU)이 승리할 지 주목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CiU의 아서 마스 당수 겸 카탈로니아 주지사는 선거에서 승리해 과반을 확보하면 2~3년 안에 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아서 마스 주지사는 지난 9월 스페인 중앙정부에 세금에 대한 통제권을 주 정부가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이를 거부하자 카탈로니아 분리독립을 승부수로 띄었다.
카탈로니아는 부채가 420억 유로로 스페인에서 최고 수준이지만 CiU는 “우리 지역에서 거둔 세금을 못 사는 남부로 보내지 않았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았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지역지 라방과르디아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CiU는 이번 선거에서 의석 64~66석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반인 68석에 근접한 것이다.
독립을 지지하는 다른 정당도 15~17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CiU는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도 있다.
현지 주민들도 경기침체에 독립에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독립에 찬성한다고 답한 응답 비율은 44%로 지난 2006년의 13%에서 크게 높아졌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이와 관련해 분리·독립투표를 금지하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스페인은 지난 1978년 제정한 신헌법에서 독립 움직임을 막기 위해 지방정부 자치권을 대폭 확대하는 대신 독립 찬반 주민투표를 금지했다.
카탈로니아의 독립은 정치·경제적으로 스페인은 물론 유럽연합(EU)의 운명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우선 경제적인 측면에서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카탈로니아 지역은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약 23%를 차지하는 경제중심지다.
이 지역의 경제 규모는 포르투갈과 맞먹는다.
정치적으로는 통합 움직임을 보였던 유럽의 추세에 반대되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며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국은 물론 영국 등 비교적 상황이 나은 국가 사이에서도 EU에서 탈퇴하자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