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끝내 결렬된 직후다.
안 후보는 이날 저녁8시20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여기서 더 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새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드릴 뿐이다. 차마 그렇게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 방식은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 뜻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문재인 후보와 저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제 마지막 중재안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문 후보와 저는 두 사람 중 누군가는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저는 얼마 전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했다. 제가 후보직을 내려 놓겠다”고 선언했다.
안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어 새로운 정치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며 “이제 단일후보는 문 후보다. 그러니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 저를 꾸짖어 주시고 문 후보에게는 성원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비록 새정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불러주신 고마움과 뜻, 결코 잊지 않겠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제가 부족한 탓에 국민 여러분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꽃을 피우지 못하고 물러나지만 시대와 역사의 소명, 결코 잊지 않겠다”면서 “그것이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 몸을 던져 계속 그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리고 사랑한다”며 “지금까지 저와 함께 해주신 캠프 동료들, 직장까지 휴직하고 학교까지 쉬면서 저를 위해 헌신해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 미안하다.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저녁8시 브리핑을 통해 두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유 대변인은 “오늘 (특사 간) 회동에서 여론조사 방법으로 문 후보 측은 가상대결50%와 적합도 50%를, 안 후보 측은 가상대결 50%와 지지도 50%를 각각 제안했지만 두 방식 간 차이를 좁힐 수 없었다”면서 “우리는 물리적으로 여론조사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남은 건 두 후보 간 대화와 협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