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총부채 GDP 2.3배 상회…금감원 선제적 대응 주문

입력 2012-11-2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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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부, 기업, 가계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3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의 위기가 과도한 국가부채 때문인 만큼 금융당국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7일 금융감독원이 권혁세 원장에게 보고한 ‘유로존 위기의 시사점과 교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 총부채(정부부채+기업부채+가계부채)는 지난 6월말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34%로 집계됐다. 한 해 생산량보다 2.34배 많은 빚을 정부·기업·가계가 나눠서 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지난 2000년 152%에 불과했지만 2007년 202%, 2010년 215%로 급등했다. 스페인은 1990년 총부채비율이 이미 187%에 달했고 2000년 258%, 2010년 356%로 빠르게 증가했다. 이탈리아도 1990년 180%에서 2000년 252%, 2010년 310%로 급상승했다.

이에 금감원은 현재 우리나라 기업부채와 가계부채가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한국 신용등급 상승은 정부부채 비율이 34%로 낮아 위기대응 능력이 충분하다고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판단한 결과로 가계와 기업 부채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스페인은 자산거품의 붕괴 이후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급증했는데도 미온적인 구조조정과 공적자금 투입 지연으로 위기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도 경기 침체가 지속해 부실이 증가할 우려가 있으므로 금융 부문의 손실흡수 능력을 높여야 한다”며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상호금융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국가 총부채는 공기업 부채를 정부 부채에 포함해 종합적인 부채 관리를 해야 한다는 주장과도 일치한다. 김영신 한국경제연구원은 GDP의 29.2%를 차지하는 공기업 부채와 관련해 “공기업 부채를 정부 부채에 포함해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부실한 공기업을 단계적으로 민영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금감원은 유로존이 위기 국가들의 지나친 자본 유출입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진 점을 지적하면서 “과잉 자본 유출입에 대해 거시 건전성 규제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기획재정부 주도 아래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추가로 하향 조정하는 등 거시건전성 규제 3종 세트의 강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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