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율대전]시진핑의 중국, 환율정책 급선회하나

입력 2012-11-2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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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교체 이후 절상 속도 다시 늦출 전망… 위안 가치, 무역 갈등 심화시킬 듯

시진핑 시대 중국은 신중한 환율정책을 펼 전망이다.

중국 위안 가치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달러에 대해 6.2262위안으로 지난 1993년 중국 정부가 정부환율과 시장환율을 통합하는 환율시스템을 개혁한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회복세에 올랐다는 관측이 힘을 얻은 것이 위안 가치 상승을 이끌었다.

토미 옹 DBS뱅크 선임 부사장은 “경제지표의 호조로 비관론이 줄어들면서 해외자본이 다시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달 초 위안의 급격한 강세는 미국의 대통령선거와 중국의 권력 교체 등 정치적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벌어진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이 당 총서기로 오른 15일(현지시간) 이후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가 고지하는 달러·위안 기준환율은 다시 상승세(위안 가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위안 가치가 기준환율의 위아래로 1% 범위 이내에서만 움직이도록 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다.

경기둔화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8~9월에 달러·위안 기준환율은 6.34위안 대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으나 18차 당대회 일정이 확정된 10월 이후 이달 초까지 급격하게 하락했다.

중국 정부는 정치적 대형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위안 가치를 빠르게 올렸다가 다시 떨어뜨리거나 절상 속도를 늦추는 경향을 반복해왔다.

또 미국 대선과 18차 당대회가 끝난 이후 중국 정부는 경기둔화 상황을 타개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7.4%로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록 HSBC가 집계한 중국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4로 13개월 만에 경기위축세에서 벗어나는 등 최근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아직 안심할 만한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다.

중국 국제금융공사(CICC)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은 이미 위안 가치가 평형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기 때문에 더 이상의 가치 상승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위안 가치는 연말에 달러당 6.27위안 수준까지 올라간 뒤 내년에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4차 양적완화 논의와 일본의 경기부양책 확대 등 선진국이 자국 경기회복을 위해 돈을 찍어내는 것도 중국의 환율 규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일본이 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 중국이 위안 가치 상승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빌미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인민은행의 판궁성 부행장은 “신흥국은 해외자본 유출입을 자세히 관찰해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위안 절상에 대한 논란이 주요 2국(G2, 미국·중국)간 무역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커졌다.

경제조사단체 웨스트브라더스이코노믹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최근까지 달러당 위안 가치는 32%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32% 성장했고 미국의 성장률은 11%였다.

빠른 경제성장세에 크게 못 미치는 위안 절상 속도에 미국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끊임없이 환율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앨런 토넬슨 미국 비즈니스산업협회 연구원은 “위안 가치가 중국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낮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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