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사총사 눈부신 샷대결… 2012년 그린은 ‘양김ㆍ쌍양시대’

입력 2012-11-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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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김자영·양수진-양제윤, 신흥 라이벌 ‘엎치락뒤치락’

지난 25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각 대회 챔피언들이 맞붙은 왕중왕전에서 정혜진(25·우리투자증권)이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올 시즌 KLPGA투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양김쌍양시대’다.

시즌 초반은 김자영(21·넵스)과 김하늘(24·비씨카드)의 맞수 대결이 흥미를 자아냈다. 김자영은 3승을 신고할 당시만해도 다승왕과 상금왕 등 각 부문 타이틀을 싹쓸이 하는 듯했다.

그러나 뒷심이 부족했다. 김자영은 지난 5월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우승을 시작으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과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각각 우승컵을 거머쥐며 상금·대상포인트 등에서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종반으로 접어들수록 체력적인 부담을 느꼈다. 거기에 심리적 부담감까지 겹치면서 초반 좋았던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상금왕 타이틀을 김하늘에게 내줬다. 결국 올 시즌은 다승왕(3승) 타이틀을 건지는 데 만족했다.

반면 김하늘은 뒷심이 빛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도 절대강자다운 모습을 어김없이 보여준 한해였다.

시즌 초반 김자영의 기세에 눌리면서 상반기 ‘무관의 여왕’이라는 불명예를 쓴 김하늘은 지난 10월 러시앤캐시 체리티 클래식 우승을 시작으로 막판 스퍼트를 올리며 2년 연속 상금왕 등극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3승을 거두며 상금·대상(올해의 선수)·다승 등 3관왕에 올랐던 김하늘은 올해는 단 1승만으로 3승의 김자영을 제치고 상금왕(4억5889만원)과 평균타수(71.55타) 부문 1위에 올랐다.

특히 이들은 필드에서의 샷 대결 못지않게 패션 대결도 시선을 집중시켰다. 화려하고 여성스러운 코디를 선호하는 김하늘과 심플하고 깔끔한 코디를 선호하는 김자영의 전혀 다른 패션을 보기 위해 필드로 몰려든 ‘삼촌팬’으로 인해 올 시즌 KLPGA투어는 전례없는 흥행을 기록했다.

김자영은 김하늘에 대해 “(김)하늘이 언니는 매 라운드, 모든 대회 마지막까지 포지 하지 않는 프로다운 경기 운영력을 선보였다. 그런점은 계속 투어 생활을 하면서 내가 배워나가야 할 점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하늘은 “(김)자영이의 정교한 퍼팅 감각을 내가 배웠더라면 조금더 완벽해 질 수 있을것이다. 내년에는 퍼팅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양수진(21·넵스)과 양제윤(21·LIG)도 신흥 라이벌로 급부상했다.양제윤은 올 시즌 2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 김하늘을 제치고 대상을 거머쥐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양제윤은 프로데뷔 2년차로 지난해까지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다 지난 8월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프로데뷔 후 첫 우승을 신고했고, 이달 17일 끝난 KLPGA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달라진 기량을 확인시켰다.

양수진은 시즌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시선을 집중시켰다. 상금랭킹은 양제윤에 이어 5위(3억4426만7667원)에 머물렀지만 대상포인트 4위(249), 평균타수 3위(71.74), 톱텐피니시율 2위(47.37) 등 모든 부문에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특히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에서는 259.03야드로 단독 1위를 차지, 파워풀한 스윙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경기를 이끌었다.

이처럼 4명의 선수가 각 부문 타이틀을 사이좋게 나눠 가지면서 진정한 한국여자 프로골프는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나경우 PGA마스터 프로는 “출중한 기량을 갖춘 신예선수들이 매년 새롭게 등장하고 있어 춘추전국시대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어린 선수들의 한치 양보도 없는 샷 대결이 더 많은 골프팬들을 필드로 불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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