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23일 평양 유경 정주영체육관의 7000여 북한 관객은 냉정한 표정으로 일관하다 조용필이‘꿈’이라는 노래를 부르자 눈물까지 흘렸다. 2005년 9월30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4만여 관객들은 쏟아지는 빗속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조용필의 노래에 환호를 보내는 장관을 연출했다. 그리고 같은 장소에서 데뷔 40주년 콘서트‘더 히스토리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열린 2008년 5월 24일 5만여 관객은 두 시간 내내 “조용필”을 연호하는 감동을 만들어냈다. 2011년 9월19일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인순이 김경호 장혜진 조관우 바비킴 자우림 윤민수 등 스타 가수들이 오랜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조용필에 더없는 존경을 표했다. 조용필이 아니고서는 그 누구도 이같은 상황을 연출하기 힘들 것이다.
“한국음악사에서 1이라는 숫자는 조용필을 위해 남겨둬야 할 영구 결번이다” 라는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지적처럼 한국 대중음악에서 ‘최고’ ‘1위’‘국민’이라는 수식어는 조용필을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에서 록에서부터 발라드, 포크, 창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의 음악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하고 다양한 음악을 완성도 높게 창작한 것은 조용필의 빼어난 실력의 소산이다. 조용필은 그자체가 장르라고 할 정도다. 수많은 가수들이 평생 가수활동을 하면서 전국민이 아는 히트콕 한곡 내기가 어려운데 조용필은 전국민이 아는 히트곡(자작곡 포함)만도 50여곡에 달할 뿐만 아니라 노래 하나만으로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전율시키며 감동을 준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럼없이 ‘가왕’수식어를 조용필에게 헌사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뛰어난 실력으로 최고의 성공을 구가한 조용필을 있게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말한다. 조용필의 천재적 재능이 최고 스타로서의 원동력이자 실력의 밑거름이라고. 하지만 조용필은 말한다. 그 많은 무대에서 수많은 관중을 감동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는 가창력을 갖추는 비결에 대해서도,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질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묻는 질문에 조용필은 늘“연습”이라는 두음절의 단어로 답했다.“연습만이 가수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한다. 무명일 때나 유명세를 얻었을 때나 변한 것은 없다. 가창력을 기르기 위한 노력만 있을 뿐이다.”
대마초 흡연으로 대중 앞에 서지 못하는 순간에도 좌절에 빠지지 않고 조용필은 가창력을 위해 치열한 노력을 했고 창과 판소리에 정진하는 자기발전을 도모했을 정도다. 조용필은 “노래는 목숨을 건다는 최선의 자세에서 나오는 것이겠지요. 굳이 강조하자면 다 아는 얘기겠지만 가수의 기본은 가창력이라는 사실이죠. 가수는 여건이고 상황이고 다 떠나서 튼튼한 나 자신이 있어야 돼요. 지금은 고되더라도 10년 후에 어떤 위치에 올라 있느냐를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치열한 노력 외에 성공에 안주하지 않으며 꾸준히 자기혁신을 꾀한 것도 최고 성공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평론가 임진모는 최근 낸 ‘가수를 말하다’에서 “음악에 대한 무한도전, 완벽추구, 주변의 감탄을 부르는 열정과 같은 조용필의 유전자는 모두가 자기혁신의 연결고리를 맺는다. 발표한 앨범마다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움을 구현하기위해 끊임없이 실험한 것도 자기혁신의 일환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