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주택경기 침체로 대형 위주의 아파트가 수요자들의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되면서 그 자리를 소형 주택과 수익형 상품들이 채워나가고 있다. 실제 수익형 부동산 대표상품인 오피스텔은 최근 평균 경쟁률이 수십대일을 기록하는 사업지가 속출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부산지역 한 오피스텔의 일부 물량은 2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 전체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틈새 시장에 시중 유동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택시장침체기 속에서도 부동산 재테크 패러다음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불황에도 돈버는 상품, 돈버는 아이템, 돈버는 지역은 있다는 얘기다.
먼저 소형 주택이나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예컨대 오피스텔의 경우 1억원 안팎의 자금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아파트에 투자하려면 최소 2억원 이상 자기 자본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여기에 투자 패턴의 변화도 일조하고 있다. 아파트 투자가 붐을 이룰 당시 아파트를 사두면 오른다는 심리에 단기 투자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수익형 등 고정적인 임대수익 상품이 각광받고 있다.
저금리 시대가 온 것도 부동산 재테크의 패러다임 변화를 거들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잇따라 낮추면서 시중 예금금리가 3%대로 낮아지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부동산 틈새 상품에 몰리고 있다.. 오피스텔 상품은 연 6% 이상 수익률이 가능하다는 점이 수요자들의 발길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저금리 시대는 최근 푸대접을 받고 있는 주택 시장에도 햇살을 안기고 있다. 일부 잔금 대출의 경우 금리가 3%대로 낮아 이른바‘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시장 호황기에는 이런 여유 자금으로 주택을 사들이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익형 상품이나 저축은행 예금을 통해 수익을 얻는 사례가 늘었다는 점이 달라진 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파트 투자가 아예 사라진 것도 아니다. 호재가 있는 지역은 여전히 투자자들이 몰리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 정부청사가 이전하는 세종시, 국제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송도국제도시, 수도권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동탄2신도시 등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부동산 투자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금리가 낮다는 점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대선 등 불확실성만 시장에서 제거된다면 세종시나 서울 송파 위례신도시, 송도 등 뚜렷한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