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형 골퍼 사로잡은 겨울골프 트렌드… 1박2일 지방 골프장 패키지 ‘쑥’ 해외골프 예약률 ‘뚝’

입력 2012-11-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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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 대신 스크린’ 알뜰형 ‘스크린골퍼’도 크게 늘어

때 이른 추위로 인해 골퍼들이 바빠졌다.

곧 찾아올 겨울 골프 시즌(12월~내년 2월)을 맞이해 해외골프투어 예약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동남아까지 가지 않아도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는 해외골프 여행지는 많다.

일본 규슈와 중국 광저우 등이 대표적이다. 동남아에 비해 짧은 비행시간과 2박3일 일정으로도 3일 동안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따라서 좀처럼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직장인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해외골프 예약문의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 국내 주요 여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 시즌 해외골프투어 예약률은 예년에 비해 10~20% 감소했다.

김대현 롯데JTB 지점장은 “신규 골프장이 늘면서 해외골프 여행객은 매년 큰 폭으로 줄고 있는 추세”라며 “최근에는 그린피 할인 골프장이나 지방 골프장 1박2일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알뜰형’ 골퍼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겨울에도 국내에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은 많다. 겨울철 골프투어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기온이 비교적 온화하고 강설량과 바람이 적은 전라남도다.

‘한국의 페블비치’로 불리는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 골프링크스(사장 최상진)는 겨울골프투어 최적지로 손꼽힌다. ‘땅끝’에서 펼치는 이색적인 플레이가 매력인 이 골프장은 사계절 푸르른 잔디에서 바다를 조망하며 라운드 할 수 있어 1박2일 겨울골프투어로 인기다.

특히 전남 지역은 주변의 여러 골프장을 하나로 묶은 1박2일 패키지 상품이 많다. 그린피와 캐디피, 숙박, 식사 등을 전부 포함해도 하루 20만원 이내로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주변 관광지와 먹거리도 풍부해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경상남도 지역도 골프와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가족·부부단위 골퍼들에게 인기다.

남해안에 근접해 있어 온대 해양성 기후로 겨울에도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통영과 거제 지역에서는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며 라운드 할 수 있어 골퍼들의 라운드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경남 남해의 힐튼남해 골프&스파 리조트(대표 이만규)는 경남을 대표하는 가족형 골프휴양지다. 특히 라운드를 즐기며 겨울바다를 조망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 인기다. 온화한 해양성 기후로 사계절 내내 라운드가 가능한 이곳은 18홀 코스 중 11개 홀에서 겨울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경남 창녕의 부곡컨트리클럽(대표 배영환)은 인근에 부곡하와이가 위치, 라운드 후 즐기는 온천욕이 또 다른 재미를 부여한다. 특히 18홀 코스 전체가 정남향으로 배치돼 있어 한겨울에도 무리없이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겨울 골프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제주도다. 골프뿐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공존하는 제주도는 기후분류상 아열대에서 온대기후로의 전이지역으로 겨울에도 따뜻한 라운드가 가능하다.

특히 저가항공 취항으로 합리적 가격에 주말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내륙 골프장에서는 감상할 수 없는 이국적인 풍광도 장점이다.

이처럼 겨울철 패키지 골프여행은 해외골프에 비해 시간적·경제적 이점을 등에 업고 있어 ‘알뜰형’ 골퍼들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겨울에는 그린피 할인 골프장이 많아 관련 정보만 꼼꼼히 체크하면 저렴하고 합리적인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지방 골프장 못지않은 겨울철 인기 아이템은 스크린골프다. 올해는 아예 해외골프 대신 스크린골프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기 성남에서 실내골프연습장을 운영하는 이정열(32) 프로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실내연습장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대부분 스크린골프로 실전 라운드를 대신하려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는 또 “최근에는 해외에서 월례회나 송년 모임을 갖던 사람들이 스크린골프로 대체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며 “장시간 함께해야 하는 해외골프보다 시간적·경제적인 이점이 많은 스크린골프 인구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찬바람에 나부끼는 골퍼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골프장은 그린피 할인과 각종 이벤트로 골퍼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인다는 전략이다. 실속형 골퍼들에게는 한겨울도 제법 매력적인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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