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4일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하던 포스코특수강이 30일 상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포스코특수강은 총 1400만주를 공모 예정가 2만8000~3만3000원에 내놨다. 동양·한국투자·골드만삭스·KB투자증권이 산정한 주당 평가가액 3만5042원에 할인율 20.10~5.83%를 적용한 금액이다.
회사측은 상장 예비심사 청구 시 제시한 3만2000~3만8000원이 고평가라는 지적을 받고 예정가를 한 차례 낮췄지만, 그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란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코스피 상장사들이 적용하는 할인율은 30~10% 수준이다.
이 바람에 29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대부분의 기관이 공모예정가 아래 수준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55.2%를 보유한 최대주주 포스코 장부 기준 포스코특수강 가치는 2만4186만원, 지난 4월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실시한 41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발행가격은 주당 2만8700원이다.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흔히 이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로 계산해도 포스코특수강의 주당 평가액은 2011년 실적 기준 3만1703원, 2012년 3분기 실적 기준 2만1511원으로 산출돼, 3분기 기준으로는 공모가 하단보다도 낮다. 공모가 평가모형으로 사용한 유사기업 주가 역시 현대하이스코와 현대제철은 평가기준일인 지난달 24일에 비해 29일 종가 기준 각각 3%, 2% 올랐지만 세아베스틸은 14%나 떨어졌다.
여기에 어두운 실적 전망도 발목을 잡았다. 포스코특수강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63억6930만원, 매출액 3548억400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8%, 13%나 줄었다. 4분기 이후 실적 전망 역시 밝지 않다. 김강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아시아 지역 철강산업은 수요부진과 공급증가가 겹치면서 꼬여진 수급의 실타래를 풀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포스코특수강은 “향후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재공모 추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특수강은 9월20일 상장 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내년 3월20일까지는 재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포스코특수강은 이번 IPO로 3920억원을 조달해 베트남 현지법인 출자(1093억원), 재무구조개선(600억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