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일 "북한이 대선 전에 미사일을 쏠 지는 확실치 않다"면서 "북한이 (미사일을) 쏘더라도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해 AP(미국)ㆍDPA(독일)ㆍ신화통신(중국)ㆍ이타르타스(러시아)ㆍ교도통신(일본) 등 5개 외국 뉴스통신사들과의 공동인터뷰에서 "북한은 역대 선거 때마다 개입을 해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이 오는 10일∼22일 사이에 실용위성을 운반로켓에 실어 발사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대선에 영향을 주기 위한 전략으로 규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북한은 전날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오는 10일부터 22일 사이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남쪽으로 발사하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지난 2007년 내 선거 때도, 최근 총선에도 개입했지만 오히려 우리 국민의 대북 인식만 악화시켰다"면서 "북한이 선호하는 후보가 있을 수 있지만 (선거에서)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북한이 언제라도 도발해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강력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대비태세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에 대해 "북한은 김정은과 같이 젊은 지도자가 나와 변화의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북한은 핵을 갖고 어렵게 살 것인지,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로 나와 번영의 길을 갈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분명한 것은 이전과 달리 시간이 북한의 편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로 주민생활은 아주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도 (북한이) 민생에 중점을 두지 않으면 안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북한의 진정한 변화와 개방을 바란다는 점에서 미-중 양국이 모두 한국과 이해를 같이하고 있다"면서 "특히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를 위시한 중국의 새 지도부의 적극적 역할이 북한의 긍정적 변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통일문제에 대해 "독일의 통일은 예상됐던 것이 아니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는데 뜻밖에 왔다"면서 "동서독과 남북한은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제라도 (남북 통일이) 올 수 있다는 확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 통일 당시 경제적 차이가 있었지만 동독은 어느 정도 (준비가) 돼있었다. 우리는 북한 인구가 남쪽의 절반 밖에 안되는 등 인구 차이가 너무 커 통일에 대한 비용 문제는 불리한 여건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선 정국과 관련해 "세계 경제가 아주 어려운 때"라며 "대선후보들이 선거전략에 따라 여러 발언을 하겠지만, 후보들도 한국이 지속적 성장을 하는데 어떤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인가를 신중히 생각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회의 예산안 심의가 미뤄지고 있는 데 대해 "경제가 어려운 만큼 예산을 빠르게 통과시켜 내년 초부터 집행을 해나갈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민생경제를 위해 (예산안을) 빨리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