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통 큰 기부로 재계가 고심(?)에 빠졌다. 삼성이 연말 성금으로 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인 5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하면서 다른 기업들은 ‘얼마를 내야할지’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삼성보다 앞서 성금 규모를 50억원 증액한 200억 원을 기부했다. 액수는 삼성보다 적지만 모금 캠페인이 시작되는 첫날 1호 기부자라는 의미가 있다.
문제는 아직 성금을 전달하지 않은 기업들이다. SK, LG 등은 지난 2005년부터 100억 원을 기부하고 있고 포스코도 2007년부터 100억 원을 쾌척하며 기부금액을 동결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과 현대차가 앞장서 기부액을 늘리면서 이들 기업도 손을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앞서 기부를 한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기부금을 늘렸는데 반기업 정서가 강한 요즘 같은 때 이 금액을 줄이거나 동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성금을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삼성과 현대차가 연말 기부금 증액으로 재계의 연말 성금액 수준을 끌어올린 덕분에 올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불우이웃돕기 모금액 목표인 2670억 원은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