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시카고대학 마케팅 석사 출신의 조 사장은 지난 1986년 LG전자에 입사, 정보통신 전략담당 부사장과 정보통신 사업본부 북미사업부장을 지냈다.
그는 지난 1996년 구조조정본부 상무로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구 회장의 눈에 띄었다. 이후 2002년 44세 나이로 지주회사 부사장에 오르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은데 이어 2009에는 최연소 사장이 됐다.
그는 특히 LG전자 정보통신사업부에 근무할 당시 휴대폰을 일약 세계적인 제품으로 올려놓으며 능력을 인정 받았다. 휴대폰 사업본부의 북미 법인장으로 근무할 때는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첨단기능과 차별화된 디자인,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를 통해 LG 상표를 확고한 톱 브랜드로 육성했다. 미국 통신사업자들을 설득하며 새로운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판매실적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등 적잖은 공을 세우기도 했다.
조 사장은 또 풍부한 해외체류 경험과 미주 지역 인맥으로 그룹의 신사업과 장기전략 수립에서 큰 역활을 해왔다. LG가 올들어 단행한 M&A를 실질적으로 주도하기도 했다.
휴대폰 사업을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계열사 역량이 집결된 ‘옵티머스G’ 탄생에도 큰 기여를 했다. 이미 내년에 출시될 ‘옵티머스G2’ 개발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의 초고속 승진의 이면에는 그 어느 누구보다 구 회장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경영전반에 반영하는 노력의 결과가 숨어있다. 이로 인해 그는 LG그룹 내에서 강 부회장과 더불어 구 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2011년 (주)LG 주주총회 때에는 조 사장이 구 회장을 대신해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열린 LG화학 주주총회에서는 등기임원인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LG그룹 양대 축은 전자와 화학이 다. 그동안 강유식 부회장이 두 곳의 등기임원을 맡았지만 올해부터 화학은 조 사장이 담당하는 것으로 역할이 조정됐다.
조 사장은 체질적으로 술은 잘 못하는 편이다. ‘귄위’에 얽매이지 않아 부하 직원들로부터 인기가 많고 일방적 지시보다는 끊임없는 소통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재계 관계자는 “뛰어난 업무능력과 직원들과의 소통 능력, 그리고 사업 전반에 걸친 폭넓은 지식이 조 사장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