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4일(현지시간) 은행연합 협상에 실패하면서 은행권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EU 재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역내 은행권을 감독하는 단일 감독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논의했으나 회원국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바소스 시알리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회의 후 “합의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오는 12일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날인 13일에는 EU 정상회담이 열린다.
EU 정상들은 지난 10월 회담에서 역내 은행을 감독하는 통합 은행 감독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를 통해 역내 위기를 겪고 있는 은행들의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게 된다.
이 방안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의 재정위기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ECB가 역내 6000여 은행들에 대한 감독권을 행사하면서 재정적으로 취약한 은행들의 위기가 국가 재정위기로 전환되는 것을 방지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ECB에 은행감독권이 부여되면 역내 은행들은 자국을 거치지 않고 유로안정화기구(ESM)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는 ECB의 은행감독 권한 행사 범위에 대해 충돌하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은 “ECB가 유럽의 모든 은행들을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독일은 ECB의 권한을 대형은행에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프랑스가 제시한 방안은 EU 조약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은행연합 이행이 수년간 늦춰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EU 회원국이나 유로존에는 속하지 않은 국가들의 은행연합 합류 여부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CNN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스웨덴은 은행연합에 참여할 경우 다른 유로존 회원국과 같은 권한을 행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안데르스 보리 스웨덴 재무장관은 “은행감독과 관련해 모든 EU 회원국에게 동일한 권한이 부여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은행연합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